[펌] 포괄수가제 제대로 알고 말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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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의료보험제도
포괄수가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의료보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네요.
우리가 매달 내는 4대 보험 중 하나가 의료보험이잖아요. 이렇게 돈을 미리 걷어서 의료보험재정을 확충해 놓습니다.
(사실 액수가 너무 많죠? 저도 볼때마다 후덜덜하네요 ㅠㅠ 이것도 다 정부탓입니다. 다른나라에서는 의료보험재정의 50%를 정부가 부담하는데 우리나라는 20%만 부담하고 나머지를 국민들에게 전가시키고 있어요.)
이제 병원을 갑니다. 가벼운 감기라고 가정할께요. 보통 의사진료만 보고 검사없이 엉덩이주사 한대, 약2~3일치 처방받고 나오게 되죠. 나오면서 3000원 정도의 금액을 지불합니다. 우리가 내는 건 전체 진료비의 약30%정도되는 본인부담금이구요, 이후에 보험공단에서 해당 병원으로 나머지 차액을 보험재정에서 지급합니다. 약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1) 현재의 행위별수가제란?
만약 폐렴이 의심되서 엑스레이도 찍어보고 혹시 염증수치가 올라있는지 피검사도 해보면 하나하나 항목당 금액이 추가되어 우리는 본인부담금만큼 돈을 더내고 차액은 보험공단이 지급하는 방식이 현재의 행위별수가제입니다.
(2) 시행될 포괄수가제란?
자 이제 드디어 포괄수가제입니다. 포괄수가제는 질병명 하나당 총 금액이 정해져 있는거예요. 맹장수술은 얼마, 백내장 수술은 얼마, 제왕절개술은 얼마 이렇게요. 현재는 몇가지 수술에 한정되어 적용되지만 보건복지부에서는 전 질환에 도입하려는 첫 발걸음일 뿐이구요.
2. 의사는 왜 포괄수가제를 반대하는가?
언론에서는 포괄수가제를 반대한다고 의사들이 나쁜놈이래요.
"이런 제도 하에서는 수술 못하겠다"고 했더니 환자를 인질로 잡고 자기 이익만 채우는 욕심쟁이들로 매도하고 있네요.
대체 의사는, 저는 왜 포괄수가제를 반대할까요?
집을 뒤져서 꼬꼬마시절 공부했던 책을 꺼냈습니다.
여러가지 의료체계에 대한 표 이건 시험에 꼭 나오는 족보라서 달달 외웠던 겁니다.
행위별수가제의 장점 적극적치료 단점 과잉진료 비용증가
포괄수가제의 장점 비용감소 단점 의료의질저하
행위별수가제와 포괄수가제는 서로 양극간에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제 왜 의료의 질이 저하되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네요
1) 몇가지 예시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1) 전국의 짬뽕값이 5000원으로 강제지정됩니다. 동네4000원하던 짬뽕도, 맛집의 8000원짜리 매운 짬뽕도, 호텔 중식당의 12000원짜리 해물짬뽕도 모두 5000원이 됩니다. 맛집은 이돈으로는 매운 짬뽕 못만든다며 이제 그냥 짬뽕만 만들기로 변경합니다. 호텔은 그냥 짬뽕을 파는건 호텔의 자존심 문제라며 그냥 메뉴에서 짬뽕을 없애기로 합니다. 4000원하던 짬뽕집은 신이 났습니다. 갑자기 1000원이 그냥 거저 생깁니다.
(2) 정부에서 서민들도 에어컨의 혜택을 누려야 한다며 에어컨 다는 사람에게 앞으로는 무조건 50만원만 받으라고 합니다. 에어컨 다는 사람은 50만원에 달 수 있는 에어컨을 찾아나섭니다. 50만원에서 에어컨비용 뿐만 아니라 다는 사람의 인건비, 벽에 구멍뚫고 호스를 연결하는데 필요한 재료비가 모두 해결되어야 하므로 에어컨은 50만원보다 훨씬 싼 가격일 수 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은 당연히 김연아에어컨을 기대했다가 10년전 나온 구형 에어컨이 달리는 것을 보고 실망합니다. 돈을 더주고 김연아에어컨을 달아달라고 해봤지만 그것은 불법이라 큰일난답니다.
(3) 정부와 똑같이 떼쓰기 요법을 해보겠습니다
현대자동차는 에쿠스랑 마티즈를 동일하게 1000만원에 팔아라! 1000만원에 풀옵션으로 팔아라! 1000만원에 왜 못팔아? 운전자의 생명을 지켜주는 차인데? 이것은 국민의 생명권과 연관된 것이니 무조건 따라야 한다. 우리 국민은 안전한 차를 탈 권리가 있다!!! 이것을 지키지 않으면 너희는 국민 생명권을 해치는 비윤리적인 집단이다. 마티즈는 원래700만원인데 내가1000만원 주겠다지 않느냐. 그런데도 안한다니 너희는 돈만 밝히는 족속이다.
2) 실제 case를 들어보겠습니다.
(1) 최근 있었던 맹장수술의 경우입니다.
맹장염 환자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CT를 찍어보니 이미 맹장이 터진 상태입니다. 터진 염증이 배안으로 흩어져 복막염이 되었고 더 심해져 패혈증 초기 단계입니다. 패혈증이란 염증이 배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피를 타고 돌아다니며 심장, 폐, 신장 등 다른 주요장기의 기능까지 저하시킨 상태를 말합니다. 수술 중에도 vital은 불안정했고 수술을 마치고 바로 중환자실로 갔습니다. 아마 이환자는 최소한 2일은 중환자실에 있을 것이고 일반병실로 옮겨서도 5일 이상 경과관찰 후 퇴원할 것입니다. 그 사이에 염증수치가 떨어졌는지 주요장기의 기능은 돌아왔는지 매일같이 피검사를 할 것이구요.
(2) 포괄수가제 시행 때의 예상 맹장수술의 과정입니다.
CT는 비싸니까 최대한 안찍습니다. 가능하다면 손으로 만져본 것만으로 진단하고 싶지만 안되니까 초음파로 진단합니다. (초음파가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교과서 상으로는 맹장염을 진단할 때 초음파만으로 충분하다고 합니다. 지금 이야기하는 것은 비용입니다.) 피검사도 최소한으로 합니다. 예전에는 조그마한 가능성이라도 미연에 방지하고자 수술전 피검사를 이것저것 추가했었는데 이제 그런 것 없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만, 안하면 안되는 것만 합니다. 이제 수술에 들어갑니다. 인건비를 줄이고자 인원도 최소화하고 재료비를 줄이고자 재료도 최소화합니다. (재료의 최소화에 대해서는 각자의 상상에 맡길께요. 제 상상은 너무 디테일해서 여러분이나 저나 모두가 속상해질 듯 하네요.) 수술하고 나왔습니다. 이제 환자 괜찮은지만 확인하면 빨리 퇴원시킬 궁리부터 합니다. 이때를 위해 수술전 동의서받을 때에 별다른 합병증 없을 시 3일내에 퇴원한다는 각서까지 받아놨습니다.
이것이 바로 의료의 질저하가 아닐까요?
앞서 얘기했던 환자의 경우를 포괄수가제에 대입해봅니다.
맹장이 터져 복막염이 되고 패혈증까지 된 환자가 왔습니다. 그렇다면 간단합니다. 척봐도 압니다. 아 이 환자는 수술하면 병원에 이득은 커녕 손해를, 그것도 막심한 손해를 보는 환자이구나. 그렇다면 두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국립의료원 등으로 환자를 전원시킨다, 또 하나는 환자에게 1인실을 사용한다면 수술을 해주겠다고 제안한다 입니다. (그 어떤 추가비용도 허용하지 않는 포괄수가제에서 단 하나 허용한 것이 상급병실 사용료입니다. 이것도 대학병원과 대형병원 급에서만 허용합니다.) 아, 나중이 되면 영리병원으로 가라고 한다도 포함되겠네요.
또다른 경우입니다. 수술 중 합병증이 발생했습니다. 또는 수술 후 합병증이 발생했습니다. 예산은 이미 한도를 넘어섰습니다. 이때 의사는 어떻게 할까요? 치료를 중단할까요? 아닙니다. 당장은 필요한 치료를 합니다. 그리고 병원은 손해를 봅니다. 이런 경우가 여럿 쌓이다 보면 알게됩니다. 이런 환자는 이제 수술을 안하고 다른 병원으로 보내야겠구나. 그런 환자들은 대학병원으로 대형병원으로 내몰립니다. 수술 예약이 밀리고 밀립니다. 영국을 다녀온 우리 시동생 말처럼 손가락 잘려서 병원에 가면 팔다리 잘려서 병원에 온 사람 둘셋 뒤에 줄서야 합니다.
3) 그래서 의사는 돈 때문에, 돈을 못 벌어서 포괄수가제를 반대한다는 이야기인가요?
의사협회는 포괄수가제를 반대했고 병원협회는 찬성했습니다.
의사협회는 뭐고 병원협회는 또 뭘까요?
의사는 병원에 고용된 고용인일 뿐입니다. 병원의 이득을 위해 일해야하고 매출이 나쁘면 짤립니다. 대형병원들의 소유자 모임이 병원협회입니다. (대부분 의사인 병원장은 그냥 얼굴마담일 뿐입니다. 의료법인이든 무엇이든 실소유자가 따로 있지요.)
그러면 병원협회는 왜 찬성을 했을까요? 쉽게 말하면 병원협회는 갑자기 1000원이 거저 생기는 짬뽕집 입장입니다. 거기다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손해는 상급병실 사용료로 퉁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와 이미 샤바샤바를 끝냈죠. 이제 병원에서 할 일은 의사를 쪼으는 것입니다. 최소한으로 진료해라, 비용절감해라. 예전에는 의사가 일을 많이해서 매출이 높으면 병원측에서 인센티브를 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제 반대가 되겠죠. 최소한으로 진료할수록 인센티브를 주는 방향으로 변화하지 않겠습니까? 이것이 의료의 질저하를 부채질할 것입니다.
의사는 사실 자기만족으로 자존감으로 사는 직업입니다. 다른 의사는 모르겠지만 저는 그렇습니다. 나는 내환자 이렇게 잘본다, 다른 의사들보다 신기술을 더 일찍 배웠다, 내가 수술하면 다 살릴 수 있다, 최신의료를 도입한다, 내가 이렇게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 또는 앞으로 나는 그런 사람이 될 것이다라는 자부심으로 삽니다. 며칠을 끙끙거려서 죽어가는 사람 살리고나서 보호자들의 고맙다는 말한마디에, 아니 그런 말 없어도 혼자만의 성취감으로도 뿌듯합니다. 그런데 이제 괴리에 직면합니다. 퇴보된 의료를 행해야 먹고살 수 있답니다. 화려한 나의 수술솜씨를 뽐내고 싶은데 이제 그런 것 다 필요없고 비용 덜드는게 짱이랍니다. 어떻게 하면 비용절감해서 병원에서 이쁨받을까를 고민해야 한답니다. 이제까지 사용해왔던 고급재료들은 이제 사용하면 안된다고 병원에서 말합니다.
그래서 너무 억울해서 눈물이 납니다.
이러이러해서 안좋다고 이야기하는데, 다들 돈만 밝힌다며 욕합니다. 사실 돈을 밝히려면 포괄수가제에서 티안나게 사람들 모르게 이득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천가지쯤은 압니다. 사실 티가 나도 상관없습니다. 보건복지부에서 무슨 재료를 쓰던 안쓰던 적합한 진료를 했건 안했건 상관하지 않겠답니다. 알아서 하랍니다.
이제 너무 억울한 저희들은 그냥 포괄수가제 시행하고 싶습니다. 나는 반대했고 그래도 무리하게 진행한 정부와 국민들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나중에 저는 그냥 한마디만 하렵니다.
"거봐라, 내가 반대할 땐 안 듣더니."
3. 정부는 왜 포괄수가제를 도입하는가?
1) 의료보험 재정 악화
의료보험 재정이 바닥나고 있습니다. 12년전 의약분업 당시에 절대 그런 일 없을 것이라며 장담하고 의약분업에 들어갔는데 현실이 이렇습니다. 10년간 30조의 적자가 있었답니다.
의사들이 돈을 많이 받아서 이렇다구요? 의원급 의사 재진 진찰료는 현재 8960원입니다. 약국에서 약사가 혈압약 한달치를 주는데 조제료가 9380원입니다. 의사진찰료는 10년간 2.33%올랐고 약사조제료는 80% 증가했습니다.(통계청에서 발표한 10년간 누적 물가상승률은 30.06%입니다) 보험재정에서 연간 약사조제료(약값 아닙니다)가 1조2000억 지급되고, 의사수술행위료가 2000억 지급되고 있습니다. (약사는 본인이 약을 집어서 건네주는 것 뿐이고 수술은 한번 하려면 얼마나 많은 사람 많은 재료가 필요한 일인가요.) 포괄수가제를 시행하면 현재의 행위별수가제보다100억 정도 절감이 가능하답니다. 고작 100억을 아끼자고 이 무서운 제도를 의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행한답니다. 100억을 아낄 방도는 다른 곳에도 있지 않을까요??
심지어 정부는 정부몫인 의료보험 재정을 6조 연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돈만 있어도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100억을 아끼려고 발버둥 치지 않아도 되잖아요.
2) 의료민영화의 발판
앞으로는 포괄수가제를 앞세우고 뒤로는 영리병원이 들어선답니다. 포괄수가제가 시행되고 나면 돈없는 사람들은 포괄수가제로 수술받아야하고 돈 많은 사람들은 영리병원으로 갈겁니다. 또는 포괄수가제로 감당할 수 없는 금액적인 합병증이 예상되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영리병원을 찾을 수 밖에 없습니다.
영리병원은 송도 경제자유구역에만 들어선다지만, 우리는 알지요. 앞으로 경제자유구역이 온 나라 수십군데가 될 것이라는 걸요. 영리병원에 대한 이야기는 길게 하지 않겠습니다. 저보다도 많은 것을 아실 거라고 생각해요.
3) 실비보험사들의 로비
병원에서 일해보면 실비보험으로 의료 행태가 많이 바뀐 것을 봅니다. 아이들이 열이 조금만 나도 엄마들은 응급실로 옵니다. 의사 소견에 필요없다고 해도 실비보험에서 다 지급되니까 인플루엔자 등 원하는 검사를 다 해달라고 합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입원을 해야지 실비에서 비용제한 없이 돈을 준다며 증상도 없이 입원해서 피검사, 소변검사, 머리 CT, MRI, 복부초음파, 위내시경, 장내시경, 무릎CT, 심장부하검사를(검사 종류도 자기가 정해서 옵니다) 하루만에 해내라고 떼를 씁니다. 자기가 1년에 한번씩 하는 건강검진이랍니다. 입원하면 영양제는 기본입니다. 어차피 공짜니까요. 수술도 비싸고 좋은 것만 합니다.
실비보험사들은 손해를 보고 있는 입장이겠죠. 그런데 포괄수가제가 시행되고 나면 달라집니다. 질병마다 어차피 금액이 정해집니다. 영양제 같은 건 꿈도 못꾸죠. 환자가 내는 금액이 정해지면 실비보험사에서 지급되어야 할 금액도 정해집니다. 그로 인해 실비보험사들이 얻는 이득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습니다.
보건복지부에서 거짓 자료를 제출하고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포괄수가제를 도입하고자 합니다.
원하신다면 그 자료도 하나하나 모아서 보여드릴 수 있어요.1
마지막으로 짤방하나 올립니다. (천하대 병원의 흔한 회진.jpg)
저는 정말 이런 의사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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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어느 인턴의 호소입니다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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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대란이 발전소 직원들의 문제가 아니고
전쟁이 군인들만의 문제가 아니고
금융위기가 은행직원들의 문제가 아니지만
한 분야의 문제제기는 그 상황을 잘 아는 최일선에 있는 사람들에게서 나올 수밖에 없다.
... 비보를 알리는 전령의 소식을 남 일처럼 듣지 말라..
수신자는 바로 당신이다.
패전을 알리는 전령의 목을 베지 마라..
다음 번 전령은 패전을 알리지 않고 도망칠 것이다.
우리는 메신저일 뿐이다.
포괄수가제가 의사들의 문제가 아닌데도
제일 큰 피해자가 국민임에도
우리 의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구걸하는듯한 저자세는 이제 바뀌어야 하지 않는가 싶다..
의사협회는 이익집단이기도 하지만 그 전에 의료분야의 최고 전문가 집단이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한번도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이 쉽게쉽게 내뱉는 의술이니 인술이니
사명감을 가지고 살라느니 하는 뜬구름잡는 소리보다
당장 전신 피부가 벗겨진 환자 붕대를 어떻게 감아줘야 덜 아픈지 고민하는 의사들이 도덕적인 사람들이다.
전날 한시간도 못잔채 오늘 밤에도 새벽 두시에 응급수술에 불려가며 육두문자를 내뱉는 신경외과 의사들이
일곱시간자고 퇴근 후에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아무리 힘들어도 그렇지 환자들한테 이렇게 불친절할수 있느냐'며 키보드를 두드리는 사람들보다 훨씬 희생적인 사람들이다.
누가 이렇게 인내심이 강한 의사들을 참지 못하게 만드는가.
의사들이 전문가로서 내는 우려의 목소리를
이익집단으로서 내는 탐욕의 목소리처럼 들리도록 변조하는 너희들이 누군지
우리 십만 명은 알고 있다.
곧 사천만이 알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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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욕해도 좋으나, 포괄수가제는 의사가 아닌 국민의 건강을 죽일 수도 있는 위험한 정책입니다.
최소한 공공의료 비율이 10%도 안 되고, 매우 저수가인 우리나라에서는 시도하기가 거의 불가능함을 의사들은 이미 일고 있습니다.
포괄수가제를 실시하여 의료의 질이 유지되는 경우는 이미 그 포석을 잘 다져 놓은 국가들에 한해서였는데, 우리나라는 이미 무너져서 가루가 되어 가는 포석, 즉 국민의료보험의 붕괴를 겉으로나마 막으려고 하는 임시방편에 불과합니다.
훗날 더 큰 독이 되어 돌아올 것이 너무나도 뻔히 보이는 정책, 이런데도 의사들이 이제껏 해 왔던 것처럼 가만히 있어야 할까요....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 정책이 직접적으로 의사의 이익 피해로 이어지지 않기에(양심을 버리면), 예전처럼 의사가 담합하여 반대를 외치기는 힘들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결코 지금 반대를 외치는 자들이 의사의 이익을 대변하기 때문이 아님을 알아 주세요.
단지 이익의 증감의 문제가 아닌, 매우 두려운 미래가 기다리기에 그것을 알리려는 것뿐입니다.
이제 와서 MB 정부가 서민을 생각한다고 말씀하시진 않을 겁니다.
그간 해온 언론장악을 아시면서 이제 와서 언론을 고지곧대로 믿는다고 하시지도 않을 겁니다.
더 이상 국민들이 예전처럼 어리석게 당할 거라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대로 알고, 그래도 합당한 정책이라 생각된다면, 그 의견을 피력하신다 하더라도 더 이상 말리지 않을 겁니다.
안타까운 것은 아무것도 모르고, 다만 악의 축인 의사가 반대하기에 찬성하려는 태도입니다.
그들은 전문가이기 때문에 분명한 근거를 들고 주장하는 것이고, 최소한 국민들은 그 근거가 합당한지라도 확인하시고 그때 돌을 던지고 반대를 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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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SBS 심야토론에서도 노환규 의협회장이 국가가 부담해야 할 의료보험재정 6조원에 대해서 언급했지만 박민수 보건복지부 보험정책과장은 일언반구의 언급도 없었죠. 국가가 당연히 해야할 일을 의사들을 포함한 국민들에게 떠밀고 있는겁니다.
일단, 포괄수가제 자체만 놓고보면 의료민영화 사이에는 논리적 필연성은 없는걸로 보입니다. 공급자에 대한 의료비용 절감유인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에서 포괄수가제 자체는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의료의 질 하락 문제도 기도입한 외국에서는 포괄수가제와 유의미한 관련성을 찾을 수 없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하니 단정 지을 수는 없을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의료질 하락은 포괄수가제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 저수가 문제와 결합되어 나타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수가 문제만 해결된다면 의료질 하락 문제는 문제가 안 될 거란 얘기지요.
핵심은 심평원과 복지부가 틀어쥐고 있는 수가의 문제일 것이며좀 더 근원적으로는 날로 심해가는 건보재정의 문제인것같습니다. 만성적자인 건보재정 문제에 있어서 정부는 국민들 반발을 우려 건보료율의 대폭적 인상을 주저하고, 수가를 쥐어짜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의사분들의 주장이 일리가 있다는생각입니다.
그렇다면 포괄수가제를 반대할 것이 아니라 수가의 현실화와 건보징수체계의 개혁을 조건으로한 조건부 찬성이 문제해결을 위한 효율적인 방법일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이어지는 논의들은 포괄수가제에 집중되어 저수가와 건보재정 문제같은 본질적인 문제들은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고 따라서 일련의 논의들이 의사의 밥그릇 지키기 문제로 비춰지고 있는것이 현실 입니다.
1.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와 같이 민간의료기관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공공의료기관이 대부분인 나라에서는 포괄수가제를 시행하더라도 의사가 비용을 절감해야할 강력한 동기가 없기 때문에 의료의 질이 심각하게 떨어질 우려가 없죠. 그래서 외국의 사례와 우리나라를 직접 비교하는건 무리입니다.
2. 우리나라처럼 전 국민을 대상으로 강제적용하는 나라 또한 없습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시범사업에서도 80% 이상의 의료기관이 참여했고, 그 결과를 분석했을 때 의료의 질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고 홍보합니다. 당연하죠. 80%를 제외한 20%의 의료기관은 행위별수가제로 환자를 치료하고 있었고 그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의료서비스의 수준을 낮출 수가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이제 모든 의료기관이 예외없이 포괄수가제로 환자를 치료하게 되면 의료서비스가 하향평준화되는건 불을 보듯 뻔한 사실입니다. 보건복지부에서 흔히 예로 드는 미국의 메디케어(Medicare)는 모든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지 않을 뿐더러, 대상자들 또한 의무가입이 강제되지 않습니다. 심지어 의료기관은 메디케어(Medicare) 환자에 대한 치료를 거부할 권리까지 있습니다. 그런데도 보건복지부는 메디케어(Medicare)가 연방정부의 공보험이라는 이유로 우리나라의 상황과 비슷한 것이라고 사실을 호도하고 있죠.
3. 지금까지 포괄수가제와 의료의 질 하락 사이에 유의미한 관련성을 찾을 수 없다는 연구결과는 모두 보건복지부가 주관한 공청회에서 나온 자료들입니다. 또한 OECD가 우리나라에 포괄수가제 도입을 권고했다는 보고서 또한 보건복지부가 10억이라는 거금을 지급하고 의뢰한 용역의 결과죠. 자료는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4. 보건복지부가 수가의 현실화와 건강보험 징수 체계를 개혁할 의지가 있다면 진작에 그것을 조건으로 내걸고 의사들을 설득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의약분업 때의 일과 그동안의 의료정책 결정과정을 통해 의사들 사이에서 보건복지부의 약속은 단 0.00001%도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 팽배해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포괄수가제 논란에서 보듯, 의사들이 본격적으로 여론전에 돌입하자 의사들의 치부를 차례로 꺼내 공개적으로 협박하고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인 11만명의 의사들이 직접 선출한 대표를 "공무원" 이라는 사람이 공개적으로 사퇴 운운하고 있는데 어떻게 그들을 믿고 따르겠습니까.
1."공공의료기관이 대부분인 나라에서는 포괄수가제를 시행하더라도 의사가 비용을 절감해야할 강력한 동기가 없기 때문" -> 왜죠? 공공의료기관의 비율이 높은거랑 개원의 비용절감의 동기와 무슨 상관관계가 있습니까?
2.이미 80%이상의 의료기관에서 시행되고 있던 포괄수가제가 100%로 확되된다고해서 우려할만한(국민의 건강에 위협이되는) 의료질 하락이 갑자기 생길것이라고 생각하시는 근거를 알고 싶습니다.
3.이 논리는 자료의 의도가 불순하다는건데, 몇명 TV토론에서처럼 왜곡된 자료임이 밝혀지지 않은 이상 그 자료를 논리적으로 반박해야지 의도가 불순하다고 해서는 도저히 토론이 성립되지 않습니다.
4.제 말은 의사분들이 '포괄수가제 반대'보다는 건보징수 개혁과 수가 현실화 문제를 놓고 여론화를 해야지 공급자의 비용절감 유인이라는 뚜렷한 장점을 가진 포괄수가제만 놓고 싸우면 오히려 여론전에 불리할 것이란 말입니다.
1. 환자 진료 수입이 본인의 수입과 직결되지 않으니까요. 이건 공공기관의 비효율성을 생각하면 쉽습니다. 하지만 다른 분야와 달리 의료의 경우에는 비용의 효율성을 강조하다보면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높고, 그 문제가 다른 어떤 것보다 중한 국민의 건강과 연결되어 있죠.
2. 시범사업 기간에는 포괄수가에 포함되지 않는 비급여를 광범위하게 인정해줬습니다. 의사들 입장에서는 포괄수가 자체가 기존의 행위별수가보다 20%나 높고 비급여까지 대부분 인정해줬으니 80%의 의료기관이 참여했던거죠. 하지만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강제의무시행하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비급여가 금지되고, 포괄수가 안에 포함시킨 비급여는 기존 가격의 50%만 인정해줍니다. 또, 한 가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사실이 지금 이야기하는 80%의 참여율은 의원급 의료기관 이야기이고, 대부분의 대학병원이 소속된 상급종합병원은 포괄수가제 시범사업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보건복지부에서 이야기하듯, 포괄수가제에는 여러가지 장점이 있는데 중증의 환자가 거의 대부분인 상급종합병원은 왜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았을까요?
3. 그렇지 않아도 의협에서 6월 중으로 외국 연자를 초청한 공청회를 준비중입니다. 한 쪽의 자료만 봐서는 균형있는 시각을 유지하기 어렵죠.
4. 건강보험 징수 개혁과 수가 현실화 모두 단시간 내에 여론화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포괄수가제 자체가 국민에게 해가 된다는건 명백한 사실인데 굳이 그것을 이 시점에 공론화해서 포괄수가제 자체를 밥그릇 싸움으로 몰고가는건 보건복지부의 논리에 힘을 실어주는 꼴밖에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