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스트 면접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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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스트 면접 보고 왔습니다.
엄청 긴장될 줄 알았는데 네 엄청 긴장되더라구요.
감자국 출신이라 감자 5개 내고 울산까지 가느라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곧 맛있는 봄감자가 될 터인데!!
구라입니다 그냥 아빠차 타고 갔어요
울산가는데 진짜 4시간 넘게 걸리는데 그동안 생기부 보면 멀미나서 보지도 못하고 이미지 트레이닝하면서 꾸역꾸역 갔습니다.
그렇게 꾸역꾸역 들어가 면접 대기실에서 꾸역꾸역 기다리다 제 이름이 꾸역꾸역 호명되더군요.(수험생들 3조로 묶어서 부르길래 3대3인가?!하고 개쫄았는데 3명 데리고 다른 층으로 가서 면접실로 한명씩 들여보냈습니다.)
그래서 수박에서 본 기출 질문들을 생각하며 저 자신을 대학이 찾는 인재로 세뇌시키며 꾸역꾸역 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웬걸, 가자마자 웬 종이가 있고 제시문이 있더군요. 전 그 순간 촉이란게 빡 온거지. 아 준비한거 소용 없겠구나. 그런게 있단 소리는 한번도 못들었거든요
다음은 대화록입니다. 소크라테스와 그 제자들의 대화를 감상하듯 감상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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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안녕하세요"
"아 앉으세요"
(여기서 목례 후 앉으라 하는 말을 기다리려 했는데 들어가자마자 앉으래서 적잖이 당황)
"어디서 왔어요?"
"감자국에서 왔습니다!"
"어머 어떻게? 부모님이 데려다 주셨어요?"
"하하 네 두분 다 휴가내고 데려다 주셨습니다. 제가 막내인지라"
"막내라면서 말하는건 유치원 선생님 수준인데? 아나운서 시험봐도 되겠어 허허허"
(화기애애)
(저도 여기까진 좋았습니다)
"에 앞에 있는 제시문 읽고 학생은 어디에 동의하는지 말해보세요"
"넴.."
(여기서 대답하다가 면접관한테 말렸습니다. 재앙의 시작이랄까)
(여기까지는 남자 면접관분이 질문하시다 여기부터는 나에게 굉장히 무관심해보이는 여성 면접관께서 질문하심)
"어떤 과목 질문해주길 원해요?"
"(당황)물리요"
"자 그러면 인공위성이 지구 주위를 등속 원운동하고 있다고 해 봅시다. 지구 자전은 무시하죠. 그러면 이 인공 위성의 에너지와 운동량은 어떻게 될까요?"
"둘 다 보존될 것 같습니다. (이 뒤는 너무나 당연한 내용)"
"그러면 이 인공위성을 땅으로 내리면 어떻게 될까요?"
"(두뇌 풀가동)잠시만 생각할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네 그러세요. 많이는 못드려요"
"둘 다 0이 될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진짜 바로 알겠다고 하고 넘어감. 이미 이 시점에 내 머리속에는 '하 뭐됐다'밖에 없었어요)
(여기부터는 또 세번째 남성 면접관께서 질문하심)
"페러데이 법칙이 뭐에요?"
(하 족됐다)
"잠시 생각할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예-에"
(페러데이? 앙페르? 렌츠? 뭐가 뭐였지? 수능에서는 그냥 자석운동 방해하는 방향으로 유도 기전력이면 끝이었는데.. 역시 난 뼛속까지 정시충인건가)
"자기력선속의 변화에 따라 유도기전력이 발생한다는 법칙입니다."
"수식으로 나타내 보시겠어요?"
"입니다.(저 자기력선속 나타내는 문자 이름 뭔지 기억안나서 어버버어버버 하다 - 도 빼먹음)"
"예-에 알겠습니다. 렌츠의 법칙은요?"
"나불나불"
"네 알겠습니다. 학생 우수성 증빙 자료에 학교장 도장이 없더라구요"
여기에서는 또 구구절절한 사연이 있습니다. 유니스트에서 이거 제출할 수 있는 줄 모르고 마감 30분 전에 프린트하기 시작해서 미친듯이 주변 우체국 가서 보냈거든요. 그런거에 학교장 도장이 있을리가. 그 우수성 증빙자료에 있던 것들이 저 페러데이, 렌츠의 법칙, 미분방정식을 이용한 실험의 실험 보고서여서 그런 질문을 했던 건가 했더니
"학생이 쓴거 맞는지 확인차 질문해 봤어요"
(?? 나 의심받는거? 실험설계부터 분석까지 다 내가한 저걸??)
"아 네.."
"영어를 잘한다고 써있는데,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 영어로 듣고 갈게요"
"A... I`m asdf. I heard that unist has 9 bridges that is built for novel prize winners from unist. if i enter.......(10초간의 침묵) 죄송합니다 한번만 더 기회를 주시겠습니까?"
"됐어요 그냥 해본 질문이었어요. 나가 보세요"
"아,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말 한글로 해도 될까요?"
"예-에"
"유니스트에는 노벨상 수상자를 위한 9개의 다리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앞으로 유니스트에 입학해 당당히 그 다리에 이름을 올려 유니스트를, 우리나라를 빛내고 나아가 인류의 삶에 공헌할 수 있는 과학자가 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예-에 수고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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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자마자 너무 목타서 바로 생수 한병 통째로 먹고 터덜터덜 밖으로 나갔습니다. 어딜 찾아봐도 이런 디테일하고 현실적인 면접후기는 없으리라 자신하죠. 역시 저는 정시러인가봅니다. 합시다 수능!
ps. 오르비 모 에피갓님께서 유니스트 보서 오신대서 혹시 이마에 에피스티커라도 붙어있으면 커피사드리려 했는데 아쉽게도 없더라구요. KUDO님 붙으면 꼭 인증 올리세요 대리만족이라도 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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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지러라 울고나옴 ...
대기실 몇호였죠?
지금 봤네요.
왜이리 자세히 물어보시지.. 저는 진짜 아무것도 안물어봤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