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사랑은_3탄
게시글 주소: https://app.orbi.kr/00070582488
A의 졸업 후, 내 문자를 마지막으로 한동안 조용하던 카톡 창은 봄방학이 끝나갈 무렵이 되어서야 울렸음
'화났어?'
착했던 그 애는 아마 평소와 다른 딱딱한 내 마지막 답장이 아마 걸렸던 거겠지
그런데 내가 뭐라고 답장을 할 수 있었겠음
그냥 나 혼자 좋아하고 나 혼자 슬퍼하고 나 혼자 아주 북 치고 장구 치고 난리친 건데...
결국 답장은 하지 못했고 그렇게 내 중3 5월이 되었음
5월은 중간고사의 끝과 스승의 날이 있는 달임
딱히 찾아뵐 은사가 없던 나에게 스승의 날은 매년 그저 평범한 날이었지만, 이 해 스승의 날은 나에게 잊을 수 없는 날이 되었음
우연이 여럿 겹친 날이었음
그 날 담임 쌤은 입시 상담을 하자며 나에게 남으라고 하셨고, 그런데 사고를 친 우리반 애들 때문에 그 상담이 늦어졌고,
A는 작년 자신의 담임이었던 쌤의 전근 소식을 듣지 못한 채 모교를 찾았고.
그렇게 난 A를 다시 만나기 되었음
A에게 아는 척을 해도 되는 걸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A는 나에게 바로 달려와 인사를 건넸음
잘 지냈냐고, 답장이 없어서 걱정했다고, 화난 거냐고, 화난 거면 뭐 때문이냐고
오글거리지만 질문을 와르르 쏟아내는 그 애를 보면서 나는 새삼 내가 이 다정함이, 이 목소리가, 참 보고 싶었음을 느꼈고
잘못도 없으면서 미안해 하는 표정이 귀여워 보인다고까지 생각이 들고 나니 난 망했구나, 싶었음
난 그냥 중3 올라가는 시기라 바빴다고 둘러댔고 그 애는 그 허접한 변명을 웃으면서 그렇구나 받아줬음
그렇게 우리는 아주 쉽게 화해를 했고
내가 가고 싶은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던 A에게 난 고등학교 입시를 핑계로 연락을 이어갔음
그리고 9뭘, 2학기 중간고사가 끝난 무렵 7교시에 그 애는 우리 학교를 또 찾아왔음
이번엔 우리 담임을 찾아 우리 반에, 수업 중에 온 거였음
우리 담임은 평상시 친하지도 않던 A가 온 것에 의아해 했고
멀끔하게 사복을 입은 고등학교 선배의 방문에 여학생들은 꺅꺅 거렸고
평상시 후배들을 잘 챙겼던 A였기에 함께 축구를 했던 남학생들은 반가워 했음
그리고 난 심장이 터질 것 같았음
"혹시 나를 보러 온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나름 좋은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던 A였기에 당황스러운 방문이지만 우리 담임은 반에 기꺼이 들어올 수 있게 해줬고
후배들의 질문들을 하나하나 답해주는 A를 보며 난 그저 너무 행복했음
참 오랜만에 얼굴을 볼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 많은 질문에 대답을 하면서도 내 얼굴을 한 번도 보지 않는 A를 보면서 난 내 기대가 그저 내 망상일 뿐이라고 결론을 내렸음
그런데 하교하는 길,
우리 학교 정문 벽에 기대어 서서 날 기다리다가
데려다 줄게, 가자.
라고 말하며 내 가방을 빼앗아 한 쪽 어깨에 메는 그를 보며
내 결론은 성급했음을
어쩌면 내 첫사랑은 해피엔딩일지도 모름을
기대했음.
좋아요 5개 돌파시 다음편에 계속...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사탐 0
현역때 생지 벽 느끼고 내년에 과1 사1 해볼 생각인데 갑자기 내년에 사탐공대...
-
방에서 누룽지차에 배양한거 인증함 생각보다 귀여움뇨
-
올해 25수능에서 45455 정도 맞은 현역 입니다ㅜㅜ 평소 실력대로 나온...
-
그냥 다시태어나는 거 말곤 방법이 없겠군뇨
-
식 세우는 느낌은 아직 남아있는데 제곱 세제곱 계속 헷갈림 ㅅㅂㅋㅋㅋ
-
경대 논술 0
예비 2번이면 붙을 가능성 있을까요…
-
경제 같이 해요
-
특히수능에서는...
-
이재명 전국민한테 20만원인가 돈 나눠준다는 건 무슨 원리임? 14
(진짜 모름) 정치색 없고 그 돈이 누구 주머니에서 나오는 건지 순수하게 궁금해서
-
멍청한데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게 제일 끔찍한 일을 초래함
-
아 마가 씌엿나 10
의대가 외대로 보이기 시작한다 아
-
엉엉울었어 1
ㅜㅜㅜㅜ
-
운동이든 외모 가꾸기든 노력하는 시작조차 못하겠음 요새 사회 기조가 될놈될 안될안...
-
논리실증주의자는 예측이 맞을 경우에, 포퍼는 예측이 틀리지 않는 한, 1
논리싫증주의자는 관심이 없다
-
나도 내 의견만을 강조하고 싶은 경향이 있는데 고치기 어려운듯 부모님이랑 가치관이...
-
돌 가능성이 더 높겠죠? 22 23 24 다 충원율 100넘긴 했던데 올해 면접이...
-
내가 시도해보겠다
-
사실노력이재능이맞다는건이미과학적으로증명된사실임...
-
ㅈㄱㄴ
-
사탐+과탐 3
도저히 과탐에서 지1을 제외한 과목을 고를 수가 없어서 사탐도 고려해보고 있는데,...
-
모집 컷이 3합 10이라는데 빡빡하게 잡나요 아니면 문의해서 3합 10 넘어도...
-
좀 신선한걸로 가져와라
-
음역시예쁘군
-
죄송합니다 7
죄송합니뇨
-
우우
-
연대식으로 712.8이 나오는데, 경영 떨어질 가능성 클까요? 나군에 서울대...
-
탄핵소추안 가결 4
덜익은비핵대추밖 부결
-
해먹어보신분
-
화장실 가는 게 ㄹㅇ 직빵임 ㅇㅇ
-
용변을 해결하는 시간을 가집시다
-
히히 5
첫 대승 입갤 좀 공격적으로 포메이션을 바꿨더니 괜찮아졌네요
-
33명 뽑는과에 1
5칸 최초합이면 불합 가능성이 큰건가요 적정 표본수 확보 되어있다고 떠 있습니다
-
갑자기 짜파게티 땡기네
-
ㅈㄴ패고싶지않음? 바빠서 그런가?했는데 딱히그런거같지도않고 친구랑전화하고있던데 왜...
-
누룽지에 떠다니는 귀여운 저거 뭐냐 물어봤는데 뚜껑열지 말라네요 열거면 야외에서...
-
고능해서 웃었어 8
누군가자꾸저능글을쓰길래 저는그럼고능코스프레를해서 중화를시켜볼것이에요
-
혈당 스파이크인가 ㅋㅋㅋㅋㅋ 토익까지 13시간 남았노
-
8시에 서울가서 설교 둘러보고 곱창먹고 한강의 흐름 설명회 듣고 버스 30분전에...
-
지금 기출문제집 푸는데 어떻게 공부할지를 모르겠으뮤ㅠㅠ 한문제당 보통 10-15분...
-
피오르 컨설팅 1
대기 빠졌다고 연락와서 결제링크 보내주신다는데 문자가 아직 안왔어요 원래 좀 늦게 오나요?
-
뉴스에 댓글로 말이 많길래 미국 서술형 시험 갖고와 봄 3
미국 고등학생이 치르는 공인 시험 중 하나가 AP(Advanced...
-
민주당은 싫지만 저런 방식이 주제의식이 가려지는 것도 아니고 이상한건 아니라고 봄
-
받아봐도 될까.. 공부도 좋고 고대도 좋음
-
모든 인류의 지능을 0~100이라고 두면 0 정도가 지적 장애 100 정도가...
-
소름돋는 사실 1
21세기에 취임한 대통령 중 탄핵을 당한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지 않은 대통령보다 더 많다.
-
설농경제 컽 3
진학사는 몇으로 잡나요? 고속은 396.초반으로 잡던데.. 어느정도로 잡힐지 감이...
-
갑자기 모르겠어서 그러는데 f(x)는 0에서 불연속이고 g(x)는 a에서...
-
김종익 조교 0
지원마감했나요??
바로내놔 도파민 지란다 내가 연애하는거 같음
아니 ㅋㅋㅋㅋㅋ 넵... 지금 쓰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