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나무 [1187265] · MS 2022 (수정됨) · 쪽지

2024-11-07 20: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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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윤 그리고 고2 짝사랑 그녀_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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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2 여름, 그때는 정말 더웠다. 


무더위를 피해 메가커피로 들어가던 발걸음이 생각나.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이면 

모든 게 해결될 것만 같았지.


에어컨 바람이 시원했던 카페 구석자리, 

우연히 마주친 너는 하버마스의 『공론장의 구조변동』을 읽고 있었지


"이런 책을 읽고 있구나" 

무심코 건넨 내 말에 너는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어. 


"응, 의사소통적 합리성이 뭔지 알고 싶어서..."


"어휴, 더운데 무슨 그런 어려운 책을..." 


내가 말하자 너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투정하듯 말했지. 


"그러게... 나도 잘 모르겠어. 근데 재밌어서 계속 읽게 돼." 

빨대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휘저으며 수줍게 웃던 모습이 귀여웠어.



"너는 어떻게 생각해? 이 부분..." 


책을 살짝 기울이며 내 쪽으로 몸을 기울이던 너의 모습. 


머리끝에서 살랑이던 샴푸 향기가 아직도 생생해.


차가운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어느새 따뜻해졌는데 너의 설명은 계속되었어.


"우리는 항상 자신의 오류 가능성을 인정하고, 편견과 독선적 사고를 탈피해야 해" 


그때의 네 말이 지금도 선명히 기억나.


잠시 머뭇거리다 네가 말했지. 

"사실... 생활과 윤리 선생님 설명 중에서 평가원 기출이랑 다른 부분이 있어..."


교과서와 기출문제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네가 발견한 오류들을 이야기할 때 네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했어.


"선생님의 설명이 틀렸다는 걸 알면서도 말하기가 힘들어... 내신도 있고, 다른 애들도 있잖아. 학교에서는 말 못하겠지만, 적어도 우리끼리는 정확한 개념으로 공부해야 해"


창밖으로 석양이 저물어갈 때 너는 마지막으로 말했지. "언젠가는 꼭 이런 문제들을 바로잡고 싶어"


그렇게 우리는 각자의 집으로 향했어.


지금도 가끔 그날이 생각나. 


뜨거운 여름날, 시원한 카페에서 진실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던 너의 모습.


첫사랑이란 게 다 그런 거겠지...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아픔도, 침묵해야만 하는 순간도.


이제는 어떤 학생들이 그 카페에서 공부하고 있을까? 

그들은 정확한 개념으로 공부할 수 있길 바라. 


그리고 네가 꿈꾸던 것처럼, 언젠가는 모든 것이 바로잡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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