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의대생이 생각하는 수능 문학의 본질
게시글 주소: https://app.orbi.kr/00067397110
제가 모든 평가원 시험에서 최소 1등급 이상이라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생각입니다. 많은 분들이 읽고 도움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의대생들이 휴학계를 제출하는지에 관심을 가지시기 보다는 공부 시간을 늘리는 데 집중하시면 11월에 좋은 결과 있으실 겁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제가 생각하는 수능 문학의 본질은 한 문장으로 요약될 것 같습니다.
'5천만 국민 중에 단 한 명이라도 맞다고 할 수 있다면 맞는 것이다.'
제가 국어 과외 할 때 첫 시간에 항상 하는 말인데요, 저렇게만 쓰면 무슨 말인지 이해하시기 어려우니 보충 설명을 드리려고 합니다.
문학이란 과목의 본질은 주관성입니다. 특정 시를 보고 누구는 A란 해석을 하고 누구는 B란 해석을 하는 과정을 빼놓고 문학을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여러분이 어떤 선지를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현상과 다른 사람이 어떤 선지를 적절하다고 생각하며 둘 다 맞는 말을 하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들은 수능 문학 작품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뒤, 그 해석을 토대로 선지를 판단하면 안 됩니다. 선지가 보여주는 관점에 의존해서 문학 작품을 판단해야 합니다. 선지가 하는 말이 적절한가에 대한 여부는 지문과 <보기>가 판단합니다. 기출 문제 세트를 가져와서 더 설명하겠습니다.
24학년도 수능 34번 문제입니다.
문학에서 오류를 자주 범하는 학생들은
1) 일동장유가를 읽으면서 배가 '나뭇잎'처럼 파도에 휩쓸리는 부분에서 생동감을 느낀다는 해석을 먼저 한 뒤
2) 34번의 1번 선지를 적절하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반면 문학에서 실수를 하지 않는 학생들은
1) 34번의 1번 선지가 무슨 말을 하는지 먼저 확인하고
2) 일동장유가로 돌아가서 저 선지의 해석이 적절한지 판단합니다. 이 과정에서 배가 나뭇잎처럼 파도에 휩쓸리고 하늘에 올랐다는 것이 본문에 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통해 '생동감 있게 드러내는군'이라는 해석의 근거를 잡았을 겁니다.
메가스터디 기준 가장 선택률이 높은 오답 선지인 3번 선지를 선택한 학생들은 아마 아래와 같은 사고 과정을 거쳤을 것입니다.
1) '육선'에 탄 사신단이 만물이 격동할 만한 '군악'을 들었다고 하네.
2) 그런데 글을 읽으면서 나는 만물이 격동하는 느낌을 받지 못했어. 3번 선지 적절하지 않아.
1) '육선'에 탄 사신단이 만물이 격동할 만한 '군악'을 들었다고 하네.
2) 물속의 어룡들이 응당히 놀랐다는 걸 가지고 만물이 격동한다는 것은 너무 과한 해석 아니야? 틀렸네.
(나) 부분보다 (가) 부분에서 판단 미스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해 (가) 부분에서 할 법한 실수만 적었습니다.두 가지 케이스의 학생들 모두 선지의 해석에 의존해 글을 읽지 않고 본인의 생각을 투영하고 있습니다.물런 이 문제는 4번 선지를 정답으로 고르기 어려워 오답률이 높은 문제이긴 합니다만, 수능 문학의 본질을 설명할 때 부족함이 없는 문제입니다.
문학을 잘 하는 학생들은 아래와 같은 사고 과정을 거쳐 3번을 정답 선지로 고르지 않습니다.
1) '육선'에 탄 사신단이 만물이 격동할 만한 '군악'을 들었다고 하네.
2) 물속의 어룡들이 응당히 놀랐다는 걸 가지고 만물이 격동한다는 것은 누군가는 맞다고 생각할 만하네. 적절하군.
3) <제 1수>에 꼬아 자라고 틀어 자랐다고 했으니 꼬이고 틀어진 모양으로 가꾼 식물은 맞네.
4) 식물에 주목해 외물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다고 했는데, 누군가는 꼬이고 틀어진 식물의 외물에 관심을 가질만 하다고 할 수 있어. 적절하군.
그렇기에 여러분들은, 선지에 여러분들의 생각을 투영하지 마시고 선지가 여러분들의 생각이라고 간주한 뒤 선지를 판단하시는 연습을 하셔야 합니다. 선지를 판단할 때의 근거는 여러분들의 머리 속이 아니고 ebs 연계 교재도 아닙니다. <보기>와 지문 안에서만 근거를 잡아야 합니다.
수능 문학 공부가 이게 다는 아닙니다. 갈래 별 접근 방법이 다르며 배경지식 학습도 필요하기 때문에 이 글의 학습의 전부라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가장 핵심이 되는 내용들 중 하나가 아닐까 해서 글 써봤습니다.
덧글로 질문 많이 해 주세요. 여러분들이 질문을 많이 하실수록 제 다음 글의 퀄리티가 올라갑니다.
그리고 많은 좋아요와 팔로우도 염치 없지만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글을 쓰게 하는 큰 힘이 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대놓고 유기하라는건가 옯하하하하
-
타르비 1
-
퀄 높은 n제도 좋은데 비킬러만 모아둔거 없나요? 개념빵꾸 복습용 양치기하고싶은데...
-
돼지년아살좀빼 3
배불러미치겠다
-
평 ㄱㄱ
-
미친개념 하고 있는데 미친기분 시작편도 하려고 했거든요 같이 병행해야하나용?? 아님...
-
사규랑 엔티켓 중에 하나만 하려는데 뭐가 나을까요? 뉴런 시냅스 거의 다 해가고...
-
해설에도 잘안나옴 ㅠ
-
D-1 2
으흐흐
-
션티 키스로직 3주차 풀고 있는데 요약문 쫙 틀림 사실 요약문 뿐만 아니라 어휘도...
-
에게에서에로와 3
마법 주문
-
안녕하세요. 크럭스팀 컨설턴트 금산조입니다. 약대 도입 첫 해였던 22학년도의...
-
3번선지에서 "명의개서를 한 A사 주식에 대한 증여세가 체납되어 강제 법행이 실시될...
-
기코 뉴런 미친개념 17
ㅈㄴ 팔랑귀라 수2는 미친개념아 좋다해서 미친개념 반정도 들었는데 이건 그냥 혼자...
-
1등급 나오는데 씻팔 왜 안하냐고
-
나도 맞팔 13
헤헿
-
이히리기우구추 2
뭔지는 기억 안나고 주문처럼 나옴
-
얼굴 전체 ㅇㅈ 0
-
내 과외생도 수능 전에 50일 동안 드릴만 돌리도리돌리돌리돌리고돌려서 2등급 충분히...
-
서술형 S V _____에서 빈칸 채우는 문제였는데 단어 하나(A)를 몰라서 A...
-
수능땐 설의 뚫는다 ㄹㅇ
-
맞팔 받아요 7
난 미래의 옯인싸가 될거야!
-
ㄱㄱ
-
텔레그노시스에 등급 입력하고 서울대 눌러봤는데 점수랑 상관없이 자전이랑 학부대학...
-
[문법은 해석] chapter 2. 문장 작성 방식 중심의 5단계 문법 학습방법 (파일 다운 받으세요) 0
독해학교의 '문법은 해석' chapter 2는 아래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
속도이상하고기분도불쾌해담배도맛이없어 억잠해야지
-
영어는 ㄹㅇ 유기 멈춰야 하는데.... 국어도 지금 연계 강의랑 (kbs) 정석민...
-
인강들으몈서 현타올때 12
나는 개어렵다 생각하는데...너무쉽죠 이러면서 문제푸시며누ㅠㅜㅜㅜㅜㅜㅜ
-
6모 성적 이정도면 10
어디정도 가나요
-
ㅇㅈ해보려했는데 6
입시시작하고 1년동안 찍은 사진이 하나도 없음… 나 무슨삶을 살아온거지…?
-
현역때 수리논술로 연대갔었고 수능수학도 꽤 자신있습니다 올해 메디컬생각으로...
-
왜 어떨때는 각도고 어떨때는 3.14일까
-
0명임
-
이번 6평 3등급이어서 9평전까지 사설은 뒤로하고 기출 + 연계 위주로 하려하는데...
-
왜인진 모르겠으나 한번씩 데자뷰가 빡 느낌.. 그냥 경험 좀 해본거 같고 과거에...
-
어떤 순간에도 너를 찾을 수 있 게
-
수학에서 수능형문제집이랑 내신형문제집의 차이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5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
어렵지 않았나여ㅠ
-
동기들이랑 모여서 과탐 엔서바 배틀 같은거 ㅇㅇ
-
아 이거 뉴런에서 현우진이 설명했던건데 이거 딱 공통접선 상황인데 그래서 뭐라...
-
걍 이게 무슨 가치 창출이 있나 나한테 ㅈ같게 군 새끼들 바이럴 업체 보이스피싱마냥...
-
지금이 기회임 ㅇㅇ 나처럼 작년 수능 3주 남겨놓고 김승리 아수라 시작하지말고 ㅇㅇ 미리미리해야됨
-
시립대 경희대 외대 정기 교류전 트로이카 역동제 올해 엎어졌다고 우리 에타에...
-
ㄱ 형질 : 발현됨 ㄴ 형질 : 정상 이렇게 쓰는거 맞죠?
-
독재생인데 생명 서바가 너무 풀고 싶어서요 해설을 구할 방법이 아예 없는건가요?...
-
좋던데 34등급 강의라고 찍혓나
-
대충 생각나는거 모아서 검색해보면 안나온단 말이지 상상속에서 만들어낸 허위 기억인가
-
7/3 12
완. 낼은 무조건 12시간 이상 찍어 본다
공감은 잘 안 되지만...
"어머니, 오늘은 찌개가 좀 짜군요."
"응? 그거, 국이다."
글 잘 읽었습니다! 하나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용
4번 선지가 정답이라는 판단을 할 때 어떤 사고과정을 거치셨는 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