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수능치기 (2) 훈련소~적응기
게시글 주소: https://app.orbi.kr/00065601387
안녕하세요. 성적 발표까지 얼마 안 남았네요. 다들 좋은 결과 있길 바랍니다.
오늘은 군수 관련 글 2편으로, 입대를 하시고 훈련소를 거쳐서 자대 전입 초기때까지 제가 생각하는 팁들을 알려 드릴게요. 육군 기준입니다.
먼저 훈련소 시기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훈련소에서 기본적으로 알려주는 과목들은 열심히 배우세요. (ex. 총기 분해/결합, 멜빵끈, 수류탄, 화생방 등) 군수하겠다고 마음먹고 열심히 공부하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일단 잠시 내려놓으세요. 군대, 그것도 특히 훈련소에서는 수능 공부처럼 집중도 100%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잘 안 나옵니다. 뭐 제대로 하려고만 하면 청소해라, 집합해라, 뭐 시키거든요. 훈련소 기간 동안 1순위는 병 기본 과목들을 차질없이 숙달하는 거고, 2순위로 그 다음에 약간의 개인정비 시간이 주어진다면 책 읽는 것을 추천드려요. 저는 훈련소 시절에 읽은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공정하다는 착각' 얘네 둘이 의도치 않게 제 독서 피지컬을 늘려 주었네요.
후반기교육이 있는 분들은 훈련소랑 비슷하게 생활하시면 되고. 최종적으로 여러분들의 자대에 도착하게 될 겁니다. 자대는 사회만큼은 아니지만, 훈련소에 비해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훨씬 널널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선임들한테 군수 선언하고 공부를 바로 시작하는 건 매우 매우 비추드립니다. 공부 시작보다 더 중요한 건 자대의 환경에 적응하는 겁니다. 자기 업무 익히기, 부대 분위기 익히기, 선임들 얼굴/이름 익히기 등 이런 기본적인 게 우선입니다. 군번도 앵간하면 외우세요. '나다싶'같은 문화도 부조리라 생각하긴 하지만, 눈치껏 먼저 행동하세요. 그리고 핵심은 첫인상입니다. 군대 내에서 진짜 에이스가 되라는 말이 아닙니다. 첫 한두달 간 에이스 코스프레를 하면 남은 군생활이 진짜 편해집니다. 선임들, 간부들에게 적어도 밉보이진 않아야 군대 안에서 군수든 뭐든 하기가 훨씬 편해집니다. 특히 맞선임과는 괜찮은 관계를 유지해야 편합니다. 남는 시간에 수능 교재를 사진 마시고, 훈련소 때랑 비슷하게 책을 읽던지,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군수 생각이 사라질 수도 있고, 아니면 확고해질 수도 있고. 인생의 방향성을 한번 잡아보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근무 서다 보면 잡 생각이 다 들거든요.
"아니 그럼 언제 공부를 하나요? 군수한다면서요."
공부를 시작하기 이상적인 시기는 자대 전입 후 3~4개월 지났을 때입니다. 보통 첫 휴가를 나갔다 온 때이죠. 제가 수능 공부를 결심한 때이기도 합니다. 근무 서는 동안 미래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셨을 텐데, 군수에 대한 확신이 드시면 공부를 시작합시다. 생활관 선임들에게 수능을 준비해 보고 싶다고 알리고, 중대장이나 소대장한테도 이를 알립시다. 본인이 위에서 말한 것처럼 '에이스 코스프레'를 했으면, 고깝게 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오히려 이를 좋게 보고, 응원을 한다던지 여러 방면으로 도움을 줄 겁니다. 이는 앞으로의 군수에 큰 힘이 됩니다. 당당하게 개인 정비 때 공부하고, 야간 연등을 신청해서 공부하고, 점심시간 등 짜투리 시간에 공부를 해 줍시다. 대신 아침에 졸지는 맙시다. 이 시기에는 굳이 먼저 나서서 에이스 짓을 할 필요는 없지만, 또 "쟤 수능 준비 시작하더니 빠졌네."라는 인상을 심어주어선 안 됩니다. 그리고 야간 연등을 때문에 일과 때 졸 수도 있는데, 일과 때 졸 만큼 피곤하면 그냥 그날은 일찍 잡시다. 사람들에게 안 좋은 인식이 박히면 쌩까도 되는 사회와 달리 군대는 매우, 매우 귀찮아집니다. 여튼 이런 식으로 한 일말~상초 때까진 생활을 이어나가시면 됩니다.
참고로, 제가 있던 부대는 비전투부대고, 본부였어서 공부 여건이 보장이 잘 된 편입니다. 좋은 부대에 갈 확률을 높이고 싶으면 전 글에서 말씀드렸듯이 공군이나 지원병으로 가면 됩니다. 부대마다 분위기는 엄청 다를 수 있으니, 꼭 제 글만을 보시진 많고 눈치껏!! 잘 처신하시면 됩니다. 다시 말하지만 부바부, 눈치껏이 1순위예요.
다음 편에는 선임병이 된 이후 군수에 대해서 말씀드릴게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내 사고방식으로는 이런논의가 나온것만으로 얼탱이가없는데 이게어떻게 아무문제가없이...
-
문학점수가 이상해요....
-
생윤 질문드립니다 14
3번 선지에서 “부여”가 잘못된거 아닌가요?
-
언제올리냐고 강게이
-
시간안에 빨리 풀어야 하는 이유가 뭐지?
-
어느정도 양 푸는게 양치기임?
-
나같이 뇌용량 딸리는 사람은 끝까지 다보면 처음게 생각이 안난다고
-
오 시발! 10
이감 역대급 병123신 점수를 받았어요! 빨랑 치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하루종일...
-
현장응시 국어 85 수학 68 생윤 47 정법 41
-
고전소설이 진짜 너무 오래걸리는데 어뜨카죠?… 오래 걸리면 다 맞기는 해요 또...
-
션티 들으시는 분들 abps체화하는데 얼마나 걸리셨나요 3
체화하려니까 생각보다 어렵네요..
-
물리학 I 6
등가속도 운동에서 시간에 따른 구간 이동 거리는 일정하게 증가한다. o/x
-
밤샜는데 심장이 울렁이고 가슴이아픔 위험한거임?
-
[자료투척] 출제예상 1순위 문학작품 기출문제 분석지 pdf 첨부 4
올해 출제 1순위 현대시 작품 기출문학입니다 (물론 출제진이 이글보면...
-
그 담에 재취업해서 +1하는게 오히려 더 낫지 않을까? 보통 반대로 하던데
-
간쓸개 댕재밌네 2
독서 답 1번인거 많아서 푸는맛 쩔어요
-
전 8~9%봅니다
-
어제는 통으로 날렦고 오늘 병원가서 수액맞고 집왔는데 오늘도 그낭 쉬는게...
-
공부한게 없어서 안볼까 고민중….
-
날짜 뭔데 이렇게빨리가
-
상상 파이널 2
상상 파이널하고 상상 베오베하고 겹치는 것 있나유? 파이널은 회차 뭐뭐들었는지...
-
70분 소요 독 6번 -3 화작 43번 마킹실수 -2 95점 전반적으로 선지...
-
sky생각없으면 5
정시파인데 서성한중경외시목푠데 z까고 정시만 파면됨? 중간 일주일남긴했..
-
질받해요 8
아무거나 ㄱㄱ
-
자체휴강일
-
댓글로는 조선 욕하면서 걍 귀찮으니깐 서명은 안하는 내인생 레전드
-
독서 1틀 문학1틀 화작1틀 문학 고전시가 표현상특징 예전에 타사설에서도 똑같은...
-
실시간으로 반대 서명 강제 삭제되고 있음...
-
늦은 후기입니다. 어제 올렸어야 했는데 ㅠ 독서 -8 문학 -7 언매 -0 총점...
-
답안내용이 모범답안 플러스 알파인 경우는 괜찮은건가요? 글 요약 문제였는데 제가 쓴...
-
두 권에 64,000원 한완수에 쓴(쓸) 돈 총 160,000원 + 한완기 +...
-
6모 33335 (언미생지) 9모 21243 인데 수능날 11122 가요할까요오……45일 …..음
-
중앙대가 별짓을 다했는데 겨우 중 경외시 따낸거 보면 끽해야 같은 라인간...
-
리트 제대로 풀리는게 하나도 없네… 분석하면서 감탄 중임. 이렇게 연결되는게 독해...
-
실모풀다 쳐 졸고 손가락 베이고 물 엎고 아주 지랄났네 지랄났어
-
일주일 째 기다리고 있어서 다른 상품 시켜야겠네 흐음
-
안녕 오르비 5
안녕
-
물지 아니면 생지 인가요?
-
배고픈 보추가 되고 싶다
-
바탕 9회 후기 1
독서 -0 문학 -0 언매 -2 총점 98점 1컷 90점이라고 하는데 바탕 원래...
-
건방지게 다 풀 생각 하지 말고 40문제만 건져라 현재 넌 45문제 다 풀 실력 안된다
-
1.과탐은 절대로 누가 칼들고 협박해도 하지 않는다 2.사문을 무조건 한다...
-
[9평=리트] 자료투척 내용동일 리트지문 pdf첨부. 2
올해 9평 주제통합 지문과 유사한 리트지문 첨부합니다. 이와 비슷한 법지문도...
-
중학교 베이스도 없는 대가리 청순 인간인데 바야흐로 코로롱 터진 고등학교 1학년 때...
글 잘 보고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혹시 육군 의무병은 군수하기에 환경이 어떻다고 생각하시나요?
의무도 상당히 꿀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웬만하명 불침번 대신 의무당직을 서서 당직동안 공부할 수 있고, 훈련 때도 보통 의무병들은 의무대기로 뒤에 있습니다. 육군 상위 행정병만큼은 공부할 수 있을듯요
대신 의무병들이 은근 군기가 셉니다. 그건 감안하시길
아하 답변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이번 4,5월에 들어가서 바로 내년 수능을 응시하는 것에는 군생활 적응하고 공부시간 투자하는데 무리없이 할만한지 여쭙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