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평 국어 논란의 문항들이 오류가 아닌 이유(1) - 21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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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수능 국어 강사입니다.
몇몇 수강생들이 9평의 21번-3, 27번-4 두 선지가 오류가 아닌지 문의를 주었고 온라인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고 하여 도움이 될까 싶어 글 남깁니다.
일단 결론적으로 21번-3과 27번-4는 모두 오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글에서 21번-3에 대해서 쓰겠습니다.
21번의 경우 <보기>라는 준거를 참고해서 작품 감상하길 요구하는 문항입니다.
일단 <보기>의 내용을 요약해보면
승천의 의미를 단순히 열거하는 게 아니라 두 의미로 구분하여 서술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의미는 작가가 숙영 부부를 천상으로 보내 가문의 명분을 중시하는 구조적 문제에 대응하는 방식으로써의 승천입니다.
두 번째 의미는 숙영 부부가 천상에 간 뒤에 부모를 섬기려는 모습에서 드러나는 가족 사랑의 가치를 환기해주는 승천입니다.
출제 의도에 따라 위 두 가지 의미를 참고해서 작품을 감상한다면
첫 번째 의미의 승천은 지문에서 천명에 의해 천상으로 올라가야 한다는 부분들과 대응됩니다. 두 번째 의미의 승천은 지문에서 부모님이 돌아가실 때 모셔가겠다고 하는 부분과 대응됩니다.
이를 바탕으로 선지의 정합성을 판단해보면
3번 선지의 뒷부분인 ‘숙영 부부를 부모를 잘 섬기는 인물로 그려’낸 부분은 승천의 두 번째 의미와 대응됩니다. 하지만 3번 선지의 앞부분인 ‘부모를 위로하여 나아가 엎드려 고’하는 부분은 천상에 간 뒤 모셔가겠다는 내용과 관련이 없고 오히려 천명에 의해 올라가야 한다는 것과 관련이 있으므로 승천의 첫 번째 의미와 대응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보기>의 구분된 두 가지 의미를 크로스한 전형적인 틀린 선지입니다.
요악하면 아래 이미지와 같습니다.
추가로 선지의 승천을 망설이는 모습을 보여 주어 숙영 부부를 부모를 잘 섬기는 인물로 그려 낸 것을 확인할 수 있다는 부분도 인과가 맞지 않습니다. <보기>에 따르면 가족 사랑을 승천을 통해서 모색한다고 하였고, 이는 승천의 두 번째 의미에서 드러납니다. 하지만 선지처럼 승천을 망설인다면, 승천을 통해 가족 사랑을 모색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부모를 잘 섬기는 인물로 그려진다는 진술 역시 적절하지 않습니다.
아래의 습관들이 있었다면 21번 문항을 빠르게 판단할 수 있었을 거 같습니다.
① <보기>는 비문학이고, 비문학의 특성은 의미들이 점진적으로 구체화 되어 처음에 암시한 내용을 조금씩 점진적으로 구체화 시킨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처음 내용에 입각하여 독해 방향을 설정하고 그 방향에 맞춰서 다음에 나오는 내용들의 의미를 파악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② 애초에 구분했어야 할 보기 내용이 구분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③ <보기>와 지문 내용을 모두 고려해서 선지 판단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물론 많은 분들이 고민한 것처럼 선지의 ‘승천을 망설인다’는 부분은 주관에 따라 맞다고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보기>를 참고해 윗글을 감상하는 것이 문항의 의도이므로 승천을 망설이는 게 맞다면 오히려 틀린 선지가 됩니다.
추가로 더 궁금한 부분 있으시면 댓글 달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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