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가기로 결심한 후에야 비로소 탈퇴를 하기로 했습니다.
게시글 주소: https://app.orbi.kr/0004294696
전 12월에 재수를 시작했지만 어영부영 시간을 흘린 재수생입니다. 저같은 막장인생이 또 있을까요. 물론 범죄자 급은 아니지만 막장이라면 막장이겠죠.ㅎ 헌데 갈 때까지 가는 걸 막은 건, 제가 혼자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뭐든 같이해야 막장도 막장답게 느껴지잖아요.ㅋ 전 밥먹을 친구 한명 없는 외톨이였습니다.
오르비를 찾은 건 9 말이었습니다.처음엔 도움이 됬는데 점점 제 하소연을 늘어놓는 곳으로 변하는 예기치 못한 사태(?)가 발생하더라고요. 전 페이스북을 참 좋아했습니다. 페이스북이 하소연 공간1이고 여기가 2 였습니다. 그렇게 2달을 허송세월하고 나니 문득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내가 뭐하고 있나. 이건 아니다.
제 사촌언니밖에 모르는 사실. 전 문과에서 이과로 바꿨습니다. 부모님이 알게 되시면 맞아 죽을 일입니다. 쉬운 것도 열심히 못한 애가 무슨 이과 공부를 하겠느냐고. 마침 설날이 되었고 세벳돈을 생각보다 많이 받아, 덕분에 부모님의 불허로 책값도 마련하지 못하는 불상사는 면했습니다.
목표는 의대. 서울대 의대입니다. 미친듯이 할겁니다. 하지만 서울대 의대 아니면 안간다는 생각은 안하고 있습니다. 인서울 의대도 괜찮아요. 단 서울 밖으로는 부모님이 절대 안된다고 하셨고, 그 먼길을 다니는 것도 싫고 해서 저도 생각 안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할겁니다.
그동안 남들 사는 모습을 너무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직장 다니면서 일찍 돈버는 친구, 대학에 합격해서 여유롭게 사는 친구, 수능 필요없이 예체능으로 대학 간 친구, 대학을 포기하고도 인생을 즐겁게 사는 친구....
그 친구들이 부럽더라고요. 나도 좀 편해지고 싶다, 란 마인드였어요. 힘겨운 뒷모습은 안보고, 페이스북에 올리는 먹방 사진이나 노는 사진들을 보며 전 착각에 빠져 지냈습니다. 쟤들은 나보다 편하구나.
그런 친구들이 부러워서, 별로 친하지도 않고 심지어 아무런 관련도 없는 친구들까지 부러워하며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았습니다. 참 한심했죠. 그들은 제가 누군지도 모르고 좋아요를 누르건 말건 신경도 안쓰는데 말이죠.
전 있지도 않은 사실을, 그것도 자극적으로 계속해서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나도 너네 못지않아. 나도 이렇게 살아. 나 겉으로 보이는 거랑 달라, 나 좀 봐줘. 이런걸 계속 바라고 요구하면서요.
어느 날 보니 제 자신이 되게 한심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페이스북을 4번째로 탈퇴했습니다. 예전에도 탈퇴시도는 수도없이 했는데 번번히 실패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페이스북에 들어가지 않을겁니다.
오르비 탈퇴를 망설인 건 1년 재가입 불가라는 사실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가입안해도 게시물은 볼 수 있지만 올리는 건 못하니까.... 그게 답답할 거 같아서 탈퇴를 안했습니다. 의대 가기로 결심한 후에야 비로소 탈퇴를 하기로 했습니다.
스공팀이 좀 아쉽긴 하네요. 그래도 얼굴도 이름도 상황도 모르는 사람들하고 경쟁하자니 의욕이 별로 안나고, 그거 확인하느라 신경쓰는게 더 피곤할 거 같아서요 ㅋ
당당해진 다음에 오르비든 페북이든 할 생각입니다.
위에서 보듯이 제 성적표는 막장 인생의 결과물입니다. 하지만 더 이상 과거에 얽매여 살긴 싫더라고요. 이제 훌훌 잊으렵니다. 수능도 벌써 2달이 훌쩍 지났잖아요 ㅎ 바꿀 수 없는 과거를 후회하기 보단, 정신의학과 의사가 되서 의사가운을 입고 삶의 벼랑 끝에 놓인 사람들을 구해주는 제 모습을 떠올립니다.
불가능하다 비현실적이다 미쳤다 이런걸 떠나서 정말 이거라도 안하면 전 1년후에도 10년 후에도 이 모습 이대로 살아갈 것만 같네요.
좀 더 당당해진 후에 돌아오겠습니다. 화이팅!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임정환 임팩트 1
부교재 꼭 사야되나욤?
-
나 왜케 병신같지..
-
물1 내신 봤는데 너무 어려웠어요 근데 한편으론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남들 다 못푼...
-
귀여움 고트 6
-
수시러 질받 13
브이로그에 넣을고얌 암거나해주ㅏ잉
-
문학이든 비문학이든 좃댓네이거 ㅇ글이안읽힌다.. 대학다내면서 릴스를너무많이봣나이거
-
24강 3일컷함 3
오늘 하루종일 한지 강의만 벅벅ㅋㅋ
-
님들 비문학 풀때 한번 읽으면 다시 지문으로 안돌아가나요? 2
과학이나 기술지문 풀때는 체크해놨다가 그거랑 관련된 문제 나오면 다시 돌아가서...
-
국어 김동욱 고전시가 7강 수학 KICK 수1 2-3단원 단원마무리 오답&2-4단원...
-
이제 밖에 조금만 돌아다녀도 땀나니까 최대한 안씻어서 경쟁자 제거하자
-
갈까말까고민중이지롱
-
의대 교수 자격 요건을 놓고 정부와 의료계 사이에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
가끔 왜 페미가 생기는지 알 것 같기도 해 한남충이란 단어가 어울리는 사람들이 있음
-
그러나 조난당한 유리 짤이 없으므로 패스하겠습니다.
-
몰카범 검거 0
즉시 처형
-
선착순 422명 만덕씩 11
저한테.주시면 됩니당~.<
-
인강도 못보고 캐스트도 못보고 점심때에 유튜브도 못보니 정말 지옥이었다...
-
똥싸는중 2
오줌만 나옴 ㅜ
-
퍼스트 기초입문 수강하려하는데 그냥 눈으로 보기만 해도 될까요? 아니면 책이...
-
근데 물이 좀 많이 뜨겁네요
-
국수(언매, 미적)만 풀었고 91 100입니다 국어는 문학 4틀..ㅎㅎ
-
대치 시대 0
혹시 이번에 대치 시대 6평 전형 노장학으로 합격했는데 노장학이면 낮은 반으로...
-
영어시험때 노트북 보관함 어딘가에서 알림 울렸을때(시발 이거 진짜 어떤놈이냐고)...
-
7덮 국어 0
7덮 화작 등급컷 예상할 수 있는 분 그걸로복습할까말까결정할거유
-
최애의아이 op 뮤비에서 왜 춤추고있지... 푸르름이 사는곳 부른사람인데
-
깨달았디
-
시험이 끝났구나.? 7모 생각하느라 시험 끝난지도 몰랏노
-
오늘 꿈에서 4
덕코 복권 1등 당첨 됐는데 자고 일어나니까 덕코가 안 늘어서 슬펐어요
-
미도코로난다카라사
-
미적분을 예습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요? 내신을 위해서는 필요할까요? 지금 과외생이...
-
오르비에 리나언냐짤 테러하고 갈게
-
7덮 후기 0
언매 82 언매에서 20분 넘게쓰고(그와중에 2틀..) 문학 지문 하나 버린게…ㅠㅠ...
-
선착순 16
1명 만덕코 뿌림
-
지잡에 예쁜 애들 많음 35
ㅇㅇ
-
조금 급해요 3
썸머스쿨 다 등록해놓은걸 엄마가 갑자기 다 끊어버리시곤 저번시험때도 스카보내줬더니...
-
미적분하고 기하가 수능에서는 빠진다고 하는데 그러면 내신에서도 미적분하고 기하를...
-
초3때 장래희망에 돈많은 백수 적었다가 쌤한테 혼났는데 4
가능한 꿈이 아니라고 혼남
-
학벌이 좋으면 당신 옆에 있는 사람의 퀄리티가 올라가긴함 뭐 예를 들어 연애를 할때...
-
님들아 10
오늘 하루도 수고했어용
-
잇올 질문 2
잇올도 러셀처럼 매주치는 시험같은거 있나요? 아니면 더프같은거말고 치는게 있나궁금해요
-
닉이 익숙해서 검색해봤더니 딱나오는구만 슬슬 갈때가 됐는데
-
첨 알았음... ㄷㄷ
-
무조건했다고 봐야하나요? 좋아하는 누나가 1학년마치고 휴학중인데 남친이랑 했다고...
-
6문제..?
-
컵에 물도 못부어..
-
미 친 새 끼... 할건해야지
-
기출보다 어렵나요?
-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드네.. 돈받으며 공부하기
-
주변에 약대와 수의대를 고민하는 지인이 있어서 얘기를 들어왔다. 1) 약사면허를...
전 따끔한 말이 아닌 격려가 필요합니다. ㅎㅎ
화이팅!
탈퇴하면 제가 쓴 글도 모두 없어지나요?
글은 안 없어져요
걸리는거 있으시면 직접 다 지우고 탈퇴하셔야함
예전 절 보는 듯하네요. 열심히 하셔서 저처럼 되지 마세요.
멋진의대생으로돌아오시길
힘내세요!
꼭성공하시길!!!!!
님은 서울대 의대. 저는 서울대 경영.
11월 13일날 벌어질 즐거운 쇼타임에 불 한번 질러보자구요. 지치지말기. 포기하지말기. 자만하지말기. 내년 입학식에서 보기.
응원합니다!
우리 열심히 불태워 봐요!
힘들겠지만....
열심히 하세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