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뇨 [324599] · MS 2018 · 쪽지

2014-01-16 00:57:25
조회수 1,215

궁금해서 의대 게시판에 올리는 글인데,

게시글 주소: https://app.orbi.kr/0004222656

현직 의사 분이나, 의대생들 의견 듣고 싶어서 글 남깁니다.

논란의 여지나 상호 비방의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고 싶어 최대한 중립적인

언어를 사용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는 서울 내 중상위권 학교 건축과 재학중인 학생입니다.

일명 전화기라 불리는 전자, 기계, 화공 등 취업에 유리한 학과는 돌아보지도 않고,

건설사에 들어가서 시공일을 하고 싶어 담임선생님들 조차 진학을 말리는 건축과에 갔습니다.

선배들 말을 들어보면 현실은 암울한 것 맞습니다. 취업이 어렵다, 공부가 어렵다 현실 힘든거 같더군요.

근데, 학교를 다녀보니 이상한게, 취업이 어렵고 공부가 어렵다지만, 학교 내에 붙는 플랜카드를 보면

전국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하는 선배들, 좋은 기업에 취직하여 술자리에서 좋은 말씀해주시는

선배들도 상당수 있다는 것입니다.

소위 말하는 SKY 공대나, 취업 깡패라는 기계과, 혹은 전기전자, 화공이 아닌데도 말이죠.

또한, 우수한 중학생들만 모아놓은 외국어 고등학교에서도 상위권 학생들은 소위 말하는 SKY 잘가고,

신기한 것은, 들어올때는 우수했던 학생이 졸업때에는 듣도 보도 못한 지방대에 가는 경우도 봤고요.

어딜가나 상위권과 하위권은 나뉘는거 같습니다.

주저리주저리 제 생각을 먼저 얘기해서 죄송한데,

각설하고 궁금한 점 여쭐게요.

어느 우수한 집단을 가나 상위권 하위권은 극명히 나뉘는 것 같고,

의사의 경우에도 이러한 현상을 피해갈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월 억대 수입을 올리는 의사 (혹자는 장사치라고 비하도 합니다만...)들이 있다면,

월 공무원 수입을 올리다 파산하는 의사도 분명히 존재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의견을 여쭙고 싶습니다.

제 생각이 잘못됫다면 '이러이러한 것은 사실 이렇다~' 하고 지적, 혹은 생각이 저와 다르시다면

비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만, 지나친 비방은 삼가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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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岳畵殺 · 72210 · 14/01/16 01:08 · MS 2004

    의사가 한해 3500명이나 배출되는 데 당연히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을 수 밖에 없죠.

    문제는 의사가 열심히 의료 행위를 해도 망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는 거죠.


    산부인과 의사가 열심히 진찰하고, 분만 받으면?

    망합니다.

    살려면 피부 미용 레이저도 해야하고, 분만한 산모를 위한 산후 조리원을 같이 운영해야

    산부인과가 유지됩니다.


    산부인과 뿐 아니라 일반외과, 흉부외과 등 소위 말하는 '생명과 직결된 과' 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죠.


    즉 의사가 저수가 때문에 의사들이 진료 외 업무가 주가 되버린 상황이 문제지,

    의사들이 다 잘 먹고 잘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 잉뇨 · 324599 · 14/01/16 02:22 · MS 2018

    실태가 그렇군요.

    궁금한 점이 많아서 단도직입적으로 여쭐게요.

    진료 외 업무가 주가 되어버렸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단적인 예로 산부인과를 예로 들어주셨는데,

    산부인가 개원의가

    피부 미용 레이저도 하시고, 조리원도 같이 운영함으로써 벌이가

    유지 되신다면 계속 그러한 업무도 보면 되지 않나요?

    낙태 같은 불법 시술이 아닌 선에서 직접적인 진찰 및 수술 외에

    부차적인 서비스 제공도 의사가 제공할 수 있는 몫이면 제공하면서

    벌이가 유지가 된다면,

    서비스 공급자나 그러한 서비스가 필요한 수요자 모두 윈윈하는 것

    같은데요.

    다른 과에 전공을 둔 의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요..

    이것이 크게 잘못됬다고 볼 수 있는지 여쭙고 싶어요

  • igorunsky · 487269 · 14/01/16 02:36 · MS 2014

    전 지금 이 생각이 선배선생님들이 가장 불평하시는 점인것 같아요. 예를들어 외과의가 되고싶어! 해서 힘든(어느 직업이나 힘들겠지만요 당연히) 수련을 사명감으로 버텨냈는데 나와보니 돈을 벌려면 자신이 생각하지 않은 일로 돈을 벌어야 한다는거죠. 그래서 대개 사명감으로 버텼는데 깨져버렸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거고요. 이게 윈윈으로 생각된다면... 글쎄요 기본전제가 아예 다르다고 생각됩니다.

  • igorunsky · 487269 · 14/01/16 02:42 · MS 2014

    그리고 이런 추세가 모든 의료계가 걱정하는거죠 (극단적으로)생명에 관계된일이 돈이 안돼? 전공버려! 딴거해! 라고 많은 분들이 생각한다면....전 굉장히 끔찍한 결과가 초래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의료파업의 이유 중 하나고요

  • 배기범 · 477141 · 14/01/16 02:48 · MS 2013

    일반인입장에서는 잘모르니 의사가 뭐 돈에눈이멀었나 저런거만강요해 본질적인것은안하고 이런식으로 비판하겠죠?

  • 岳畵殺 · 72210 · 14/01/16 08:12 · MS 2004

    피부 미용 레이저도 하시고, 조리원도 같이 운영함으로써 벌이가

    유지 되신다면 계속 그러한 업무도 보면 되지 않나요?

    --> 이게 가능한 곳이 서울이나 대도시권입니다.

    지방에서는 이런 식으로 유지될 수가 없습니다.

    그 결과 지방 분만 인프라가 완전히 무너져가고 있습니다.

    단적으로 울산에서 산모가 4명 사망하는 동안 강원도에서는 48명이 사망합니다.

    '정상적인' 사고 방식을 가진 의사나 일반인이 이 사태를 '정상'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 igorunsky · 487269 · 14/01/16 02:57 · MS 2014

    만약에 상위권인데도 사명감으로 보험과 갔는데 진료실태때문에 의료외업무(비보험, 과 못살리고)를 한다면 그 자체가 자신의 이상이 무너지는, 사명감이 무너지는 결과일 것이고 행복할수 없겟죠. 후배에게 추천해주고 싶지도 않고요. 페이가 문제가 아니라 돈버는 방법이 자신이 원하던 방식이 아니면 자기 직업에 회의가 들것 같지 않나요? 배부른 소리라고 생각할수도 있습니다만...;
    어느 집단이나 상하위 나뉘는건 당연하고 이러한 추세도 어쩔수 없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은 맞지만 ' 자기 과를 살려 진료할수없다란 점에서 보면 보험과 저수가 문제는 상하위 개념과 상관없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1. 상위권이라고 비보험가면 의료계가 망하고 2. 상위권이 보험과가면 의료현실때문에 사명감이 깨지는 진료를 하게 되고.. 어느쪽도 배드 엔딩. 개인에서보면 대개 1을 택할테니까 현실이 1로 가고있고요 결론적으로 노력으로 상하위를 나눠서 잘되면 대박 안되면 도태 문제 그 이상으로 근본적으로 보험과 저수가 문제가 해결되어야 상식적인 상황이 될 수있다는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보험과로 가서 이런 진료를 펼치더라도 그 자체로 사명감을 가져야 할 것 아니냐 라고 하면 할말없습니다.)

  • igorunsky · 487269 · 14/01/16 06:59 · MS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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