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청원] 수능에 대한 평가원의 태도 개선을 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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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에 대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원장 강태중)의 태도 개선을 바랍니다.
우리나라에서 수능의 목적은 대학 교육에 대한 수학 능력을 판단하여 그 성취 정도에 따라 대학의 입학을 결정하는 것입니다. 각 학생이 지닌 능력을 직접 측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수능이라는 매개 요소를 이용해 그 능력을 실현시킬 기회를 부여하고 학생의 능력이 그 결과에 그대로 반영될 것이라는 가정 하에 수능 시험의 결과를 대학 입학의 평가 기준으로 사용합니다. 이에 따라 수능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요건은 수능을 응시하는 학생이 자신의 능력을 드러냄에 있어 단 하나의 장애도 겪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요건을 달성하기 위해 수능은 '공정'이라는 가치를 추구합니다. 이때 공정에는 다양한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부정 행위를 예방하는 것, 선택과목 체제에서 과목별 난이도를 비슷하게 유지하는 것, 모두가 동일한 환경에서 시험을 볼 수 있는 것 등이 수능이 가져야 할 공정에 해당하며 공정한 수능만이 위에서 언급한 수능의 요건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수능이 추구해야 할 공정의 다양한 의미 중 한 가지에 초점을 맞추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탐구 과목이 선택과목이 되던 과거의 수능부터 지금까지, 더불어 2015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자유로운 과목 선택의 보장을 위해 수능에서는 국어, 수학, 탐구, 제2외국어/한문 과목에서 선택과목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선택과목 제도의 장점과는 별개로 이는 각 과목의 난이도 차이에 따른 유불리가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선택과목 제도에서 유불리 문제는 크게 2가지 경우에서 발생합니다. 첫 번째 경우는 문제에는 오류가 없지만 시험지 자체의 난이도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두 번째 경우는 특정 과목에서 문제 오류가 발생한 경우입니다.
두 경우 모두 능력과 점수가 정확히 비례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앞서 언급한 '학생의 능력 발현에 어떠한 장애도 없어야 한다'는 수능의 요건에 어긋나 수능이 추구해야 할 '공정'에 부합한다고 할 수 없으나, 이 중 두 번째의 경우 그 장애 요소가 특히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탐구 과목은 30분 동안 20문제로 학생의 능력을 측정해야 하는 특성상 문제 하나하나의 맞고 틀림이 점수를 결정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그러나 문제의 오류가 발생해 올바른 답안이 도출되지 않거나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면, 이는 단적으로 해당 문제뿐 아니라 후속 문제들의 풀이 및 전체적인 시간 안배에 영향을 주며 다음 과목의 풀이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극한의 긴장 상태에서 치르는 수능의 특성상 이와 같은 상황은 학생에게 큰 심리적, 정신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며 곧 해당 오류를 발견하지 못한 동일 과목 응시자에 비해, 타 과목 응시자에 비해 능력을 발휘함에 있어 더 큰 장애요소를 겪게 될 것입니다. 이는 앞서 언급했던 수능이 갖춰야 할 '공정'이라는 가치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며, 더불어 능력 측정의 매개 요소라는 수능의 취지에도 반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수능의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출제 오류를 비롯한 어떠한 선택과목 간 유불리 문제도 발생시키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여야 할 책임을 갖게 됩니다.
만약,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적절한 책임 이행에 실패하여 출제에 오류가 발생한다면 이는 수험생의 능력 발현에 있어 명백한 장애 요소로 기능할 것이므로 사후의 대처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 경우 책임을 적절히 이행하지 못한 잘못을 인정하고 출제 오류에 의해 피해를 입은 학생들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 사이의 유불리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시행해야 합니다. 특정 선택과목에서 출제 오류가 발생한 상황에서 다시 완전히 공정한 수능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출제 오류를 인정하고 정/오를 적절히 처리함으로써 유발되는 불공정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출제 오류에 의해 피해를 입은 학생들을 완전히 구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곧 출제 오류에 따른 '공정성'의 훼손은 불가피합니다. 결국 수능의 출제를 맡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수능에서 출제 오류를 발생시켰다는 것은, 수능에서의 공정을 스스로 훼손한 행위이며 더 나아가 출제 오류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공정한 평가 기관으로서의 자세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본 청원을 작성하게 된 계기는 2021년 11월 18일 목요일에 치러졌던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문제와 관련해 제기된 이의제기에 대해 오늘(11월 29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제시한 답변 사항을 보고 그 답변이 공정한 평가 기관의 답변이라는 것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올해 수능의 생명과학2 과목에서는 특정 개체군(생물종)의 마릿수가 음수(-)가 되는 문제를 출제하였습니다. 이는 수능 출제의 바탕이 되는 연계교재(EBS 수능특강)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했던 오류로 당해 연계교재에서는 이를 오류로 인정하고 정오사항을 게재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연계교재를 학습하고 생명과학2 과목을 응시한 학생의 입장에서는 해당 문제에서 개체수가 음수로 나오는 상황이 당연히 출제 오류로 여겨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는 '이 문항의 조건이 완전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을 준거로 학업 성취 수준을 변별하기 위한 평가 문항으로서의 타당성은 유지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라는 답변을 제시하였습니다. 해당 오류를 발견하지 않은 상태에서 문제를 풀 수 있다고 하여도 많은 학생이 해당 오류를 발견함에 따라 피해가 발생하였으며, 정답 도출의 가능 여부와 관계 없이 문항의 조건이 완전하지 않다는 것은 명백한 출제 오류입니다. 따라서 이의제기에 대한 답변에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태도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능력 발현의 매개체로서, 수능은 그 무엇보다 공정해야 합니다. 따라서 출제 오류는 절대 발생해서는 안 됩니다. 출제 오류가 발생했다면, 가장 공정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합니다. 출제 오류 상황에서의 가장 공정한 해결책은 오류를 인정하고 답안을 수정하는 것이며, 지금과 같은 입장 고수와 아집은 결코 공정한 운영으로 볼 수 없습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수능 출제의 담당 기관으로 세운 것은, 수능 시험에서 절대적 존재로 군림하라는 의도가 아닐 것입니다. 적어도 수능의 관점에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학생이 있기에 존재하는 기관이며 학생에 후행하는 기관입니다. 그렇기에 학생들의 공정한 능력 평가 및 장애 없는 능력 발휘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며 이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리바이어던으로 존재하라는 것이 아니라, 학생 중심의 가장 공정한 수능을 실현하기 위한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자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아래와 같이 요구합니다.
첫째, 장애 요소 없는 능력 발현의 매개체로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공정성'에 대한 의지를 공고히 할 것.
둘째, 수능의 출제 오류에 대해 아집이 아닌, 합리적 사고에 따라 판단하고 처리할 것.
셋째, 수능의 이의제기를 검토할,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별개의 기관을 수립해 모든 문제에 대해 이의제기를 검토하고 설명을 공개할 것.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능력을 장애 없이 발현하여 취지를 달성할 수 있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될 수 있도록 평가원과 정부 부처 및 대통령께서 힘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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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마디 참 좋은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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