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nsman [298589] · MS 2017 · 쪽지

2013-06-05 00:03:15
조회수 6,137

<잡설주의> 6평, 9평과 수능 활용법

게시글 주소: https://app.orbi.kr/0003697233

평가원 모의고사는 일반 사설이나 교육청 모의고사와는 다릅니다. 물론 문제의 질이 더 높고 수능의 관점에 가장 가까운 모의고사라는 점도 있지만, 시험의 과정과 시험의 결과라는 두 측면에서 보다 큰 의미를 가지죠. 아래는 제 경험상 6월, 9월 평가원 모의고사의 효과적인 활용법입니다. 내일 볼 6평과 머지않아 볼 9평을 치르면서 염두해 둔다면 수능 준비에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시험에는 크게 두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과정과 결과이죠.

먼저 '과정'은 여러분이 시험장에 앉아서 문제지를 받고 문제를 풀고 답안지를 마킹하고 제출하는 일련의 상황입니다. 처음보는 시험 문제를 맞딱뜨려서 이 문제의 풀이법을 생각하고, 그동안 기출문제와 개념인강 문제풀이 등등 여러분의 정열과 사랑이 가득 담긴 노력을 이용해서 문제의 답을 내는 그 과정이죠.

또한 문제를 푸는 과정 뿐 아니라 시험 자체를 헤쳐나가는 과정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사실은 이게 더 중요하죠. 당일날 컨디션 조절이나 멘탈관리, 시험중의 급ㄸ 혹은 시간부족이나 당황해서 하는 실수 등 실력 외의 행동영역에서 나타나는 변수들을 파악하는 것이 과정상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리고 '결과'는 말 그대로 시험의 결과로서 나온 여러분의 원점수, 등급, 백분위, 표준점수입니다. 물론 실수로 깎인 점수까지 포함한 여러분 실력의 결과입니다. 중요한 피드백의 지표가 됨은 물론 수능에서는 이 결과로 입시의 성패가 갈립니다.

이제 모의고사별로 이 두 요소의 비중이 어떻게 되는지를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내일 볼 6월 평가원 모의고사에서는 과정과 결과가 30대 70 정도의 비중으로 중요합니다. 

과정이 중요함은 여러분이 편하게 집에서 주스마시면서 혹은 자습시간에 졸린 눈을 비비며 보는 기출문제가 아닌, 실제 시험 상황에서 맞딱뜨리는 평가원이 출제한 최초의 기출문제라는 점에 있습니다. 여러분이 수능을 보기 전에 수능 출제자가 출제하는 문제로 시험을 보는 것은 인생에서 두번(혹은....+2n번.....또르르...) 뿐이에요. 5달 뒤 볼 수능이 대충 이런 분위기겠거니 하면서 문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여기서는 결과가 조금 더 중요한데, 지금까지의 공부방법이 적절한지를 평가하고, 앞으로의 공부방법을 세우는 피드백이 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점수를 보면서 어떤 과목에서 무엇을 잘못했길래 실점을 했는지 파악한 후 향후 이것에 맞게 공부방법을 계획해야 합니다. 그리고 목표한 대로 점수가 나오지 않은 경우 지금까지의 공부방법에 문제가 있던 것은 아닌지(예를 들어 기본 개념을 멀리하고 EBS 암기에만 치중했다) 파악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6평을 친 직후가 공부법을 고칠 수 있는 마지막 시기이거든요. 어떻게 공부하든 그 방식이 체화되어 실전에서 발휘되려면 최소 3~4달 정도 기간이 필요합니다. 9평 결과를 보고 '아 공부법이 잘못됐넹' 하면 그건 이미 늦은 거죠. 6평 이후 정립한 공부법으로 끝까지 가는 겁니다. 그래서 피드백이 중요합니다. 저는 재수하면서 새로 세운 언어 접근법이 용케 통해서 6평때 고딩3년내내 한번도 받지 못했던 100점을 받을 수 있었지만 수리, 외궈를 엉망진창으로 보았죠. 거기서 공부법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후 9평과 수능에서 모두 좋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9평에서 과정과 결과의 비중은 100대 0 정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결과가 0인 이유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 9평에서 받은 점수는 정말 아무런 영향이 없고, 거기에 영향을 받아서도 안 됩니다. 9평 잘 봤다고 수시전형을 상향지원 했다가 털리는 사례를 너무 많이 보았습니다. 평가원을 포함한 모든 모의고사와 수능은 독립시행이라는 점을 명심하세요. 그리고 그때 점수가 어떻다고 그때가서 공부법을 바꾸거나 지금까지의 공부에 변화가 있어서도 안 됩니다. 저는 9평을 너무나도 소름끼치게(...) 잘 봐버렸기 때문에 수능 실력이 완성되었다고 생각하고 10월 11월에 풀어져서 수능에서는 9평만큼 좋은 결과를 받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수능과 가까운 시험이다 보니 멘탈적으로 영향을 많이 받기 마련인데, 참아야 합니다.

과정이 100인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때의 시험은 시험 상황을 헤쳐나가는 능력이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나도 중요합니다. 여러분이 11월에 겪을 문제, 상황과 가장 근접해 있는 시험이 9월 평가원입니다. 저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일부러 재종반에서 9평응시를 취소하고 고등학교에서 응시했습니다. 마침 수리영역 시작하는데 미친 왕잠자리가 교실에 들어와서 하필 제자리 근처에서 엥엥거려서 아주 돌발상황 연습이 잘 되더군요. 아 쓰다보니까 생각나서 열받네요 수리 30번 갯수세고 있는데 미친 잠자리가 저공비행하면서 다리근처에서 알짱거리더니 수직상승해서 형광등에서 아른거리고 미치는줄 알았습니다.

제가 하려던 말은 이게 아니고 9평은 수능과 가장 근접한 시험이라는 점이죠. 모든 과목을 치르면서 시험볼 당시의 상황, 분위기를 최대한 기억하세요. 채점한 후에는 단순히 오답정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문제를 틀렸다면 그 문제를 풀 때의 기억으로 돌아가서 당시의 시험 상황이 어땠고, 내가 어떤 생각을 그때 해서 어떻게 풀이가 엇나갔는지를 일일이 생각해서 기록해 보세요. 실수하는 시나리오를 만드는 겁니다. 수능때도 그런 방식으로 실수를 하려던 찰나 앗 그랬었지 하고 기억이 나면서 답을 고칠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집니다.

이것을 기록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큰 차이입니다. 사람이 뼈저리게 느껴서 반성을 하더라도 몇달 있으면 잊혀지더라구요. 저는 이 방법을 통해서 고질적인 문제였던 수리영역 빈칸문제 트라우마를 극복해냈습니다. 



그리고 수능은... 말 안해도 아시겠지만 과정 0 결과 100입니다. 수능은 그냥 무조건 잘 보면 장떙인 시험이거든요 ^^ 물론 부정한 방법으로 잘 봐선 안 되겠죠. 결과가 여러분 수험생활의 노력의 보상일테니까요.


의식의 흐름으로 쓰다보니 글이 쓸데없이 길어졌네요. 이건 제가 경험한 수험생활에 근거한 주장이니 너무 맹신하지는 마시고 참고 정도 하셔서 도움이 되었다면 저는 감사할 따름입니다. 평가원 모의고사 활용법에 대한 다른 의견이나 생각이 있다면 그런대로 좋습니다.

음 어떻게 끌내죠 음 여러분 화이팅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