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내용이 써있는 종이보다 빈 종이가 낫습니다.
게시글 주소: https://app.orbi.kr/0003658142
예전에 제가 잠시 회사생활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한 일이 홍보직이었는데, 영문학을 전공한 제가 홍보에 대해서 아는 것은 전무한 상태였습니다. 그런 저를 보고 과장님이 하신 말씀이 "네가 차라리 낫다. 넌 백지라서 그냥 쓰면 되거든... 그런데 신방과 나온 얘들은 지웠다 써야해" 이게 칭찬인지 뭔지는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이 말이 홍보란 일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영어를 쉽게 가르치는 경우는 "영어 자체를 공부하지 않아서 아는게 전무하지만 공부의 의욕은 많고, 단어는 열심히 외워 놓은 학생들"입니다. 구문의 백지상태 학생들이죠... 이런 학생들은 그냥 구문을 써주면 끝납니다. 그대로 받아들이고,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입니다. 적용도 잘합니다. 배운대로만 할 수밖에 없는 학생들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가장 어려워 하는 경우는 "잘못된 방식이나 잘못된 내용으로 공부해서 이게 완전히 습관으로 굳어진 학생들"입니다. 기존에 해오던 것이 너무나 편하니깐 그것을 버리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서 영어 어순대로가 아니라 뒤에서부터 읽어오며서 해석하는 경우와, 이것과 관련되어 문장을 두 번씩 꼭 꼭 읽어야 하는 경우, 그리고 단어가 있으면 단어의 단편적 의미로 소설을 쓰는 것 등을 너무 많이 반복해온 경우에 구문을 제대로 배워서 그것을 적용시키는데는 백지상태의 학생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들어갑니다. 대전에서 출발해서 서울로 가야 하는데, 가만히 제자리에 있던 사람은 서울로 가면 되지만 반대로 부산을 향해 가던 사람은 간 만큼을 돌아와야 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훨씬 많은 시간이 드는 것과 같습니다. 어쩌면 서울로 가는 자체보다 대전으로 돌아오는게 더 어려운 일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잘못된 방식을 가진 학생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바꾸기 위해서 기존의 잘못된 방식을 버려야 하지만 기존의 방식이 너무 편해서 그것을 쉽게 버리지 못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다가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그래서 이런 일이 애초에 생기지 않기 위애서는 처음 배울 때 올바른 길을 선택하는 것이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스스로 공부하려는 의지도 커야 하고, 공부에 대한 재능도 필요할 수 있지만 잘못된 길을 선택하면 쉽게 갈 길도 돌아가게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어떤 교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전치사구가 명사를 수식하는데도 그 전치사구를 부사구라고 설명하더군요... 이 말이 맞다면, 부사절은 관계사절과 같아야 합니다. 이런 식의 학습은 나중에 나의 학습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제대로 공부하는 것이 열심히 공부하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이유입니다.
여러 분들이 조금이라도 잘못 알고 있거나 잘못 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빨리 고치세요. 영어 만점은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하려고 노력하는 결과로만 얻어질 수 있는 선물입니다. 작은 것 하나라도 내버려 두는 것은 이미 틀릴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시험장에 들어가는 것과 같습니다.
공부에 있어서는 완벽주의자가 되려고 노력하세요. 완벽한 것이 아니라면 내 종이에 함부로 쓰지 마세요. 우리가 인생에서 할 수 있는 가장 가치있는 일 중에 하나는 올바른 습관을 들이는 일이랍니다. 습관은 제2의 천성이며, 여러분의 마음 그 자체랍니다. 화이팅하세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선생님 요즘 스마트폰으로 맥밀란 사이트에서사전을 이용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에서는 만족하고 있습니다만.. 간혹 뭐랄까 간헐적인 뜻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조금조금 보이는데요.. 이때 참조할만한 다른 사전이 있나요..?
이럴땐 한/영사전을 이용하긴 하는데 ^^;; 혹시 요런게 잘 나와있는 영영 사전 있나 질문드려요
영영사전이 각각 다루는 범위가 다르고 내용도 조금씩 달라서 여러개를 보통 사용합니다. 저는 Cambridge Advanced Learner's Dictionary를 주로 사용하는데요, 어휘량이 방대한 것을 원한다면 인터넷에 있는 영영사전을 활용하던지 아니면 영한 사전을 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고딩때 문법공부 안한게 오히려 득이 되는 순간인가..ㅋ
제일 문제인것은 '이게 잘못 되었다는 것을 모르는 경우' 겠죠...
수특 147page 내용 역시 제가 쓴 글과 똑같네요 ^^ 장문을 하나의 문단 분량으로 줄여봤습니다.
While practicing the right way may lead to the highest levels of skilled performance, practicing the wrong way creates permanent habits that produce negative results. It can in fact be harmful to the extent that a player who engages in such activities could be worse off when it comes to making genuine progress than somebody who has just begun to learn to play the game under expert guidance. To give an example from tennis, a young student at college served the ball using the so-called 'frying pan' grip. Although with this grip some progress is made, this soon comes to a halt and it becomes quite impossible to develop a service having any power, the ball merely placed into the service court. Although shown the correct grip, the student found it difficult to make the change, and when he did so his service became even worse than it was with his well-established 'frying pan' grip. It is important, therefore, to see that practice is of the right kind; otherwise bad habits are acquired which are difficult to overcome.
너무 좋아요 글ㅎㅎ 행동영역측면에서 보편적사고의 훈련과 맞닿아있어요.
뒤에서 부터 해석이 한국어 순으로 나는 ~을 ~한다. 이렇게 한다는건가요
영어순이면 나는 한다 ~을 이런식???인건가요.. 깔끔할것같아서 전자의방법 쓰는데 ..ㄷㄷ
깔끔하다는 것의 기준은 한국어이죠? 영어의 기준으로 봤을 때는 복잡한 것이랍니다.
영어 어순 그대로 하는게 결국에는 더 편하고 쉬운 방법이 됩니다.
그럼 해석할떄 아에 나는 ~한다 ~을 이런식으로 하는게 맞는거겠죠 ㅠ..
하 다 뜯어고처야겠넹.
고쳐보세요~ 아직은 시간이 있습니다. ^^
선생님
전치사구가 명사를 수식하는데도 그 전치사구를 부사구라고 설명하더군요...
라는 부분에서요
제가 배운게 맞는지 복습차원에서 맞나 확인좀해주세요~
전치사구는 명사수식의 형용사적덩어리와
부사로 쓰일때의 부사적덩어리로 쓰일수 있는데
이때는 명사를 수식하기 때문에 형용사구(의용법)으로 쓰였다고 표한하는것이
맞는것이죠?
그리고 그 명사까지를 포함한 구 의 관점에서 본다면
명사뒤에서 한정어구가 수식해주고 있는 명사구 가 되는거죠?
네 정확합니다. ^^
고등학교때 영어단어만 외워봤지 구문에 대한 학습 (과외라던지,인강이라던지..)을 전혀 해본적이 없기 때문에
기존에 제 방식이 없으니까 답답하지도 않고 충돌하지도 않으니까 선생님의 ab1을 정말 받아들이기 쉬운것 같아요.
읔.. 제가 정말 이런 케이스네요.
누나가 영어 인강을 듣길래 그걸 같이 2년 동안 듣다가 같이 들었는데
이 쌤이 정말 한국식으로 바꿔서 해석하게(?) 하는 방식이라
고3되면서 다른 선생님으로 바꾸면서 구문공부를 하는데
이 선생님은 정말 영어를 영어식으로 받아들이자는 식이여서
저의 알던 지식과 계속 부딪히게 되면서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많이 얻어가지도 못한 것같고
상반되는 개념으로 공부하니 이 방법이 맞나 불안하기도 하더라구요.
완강하고 계속 체화 시키려고 하는 과정이기는 한데..
확실히 힘들더라구요.. 시간도 없으니..ㅠ
그래도 필요가 있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바꿔야 합니다. 화이팅!
이것과 관련되어 문장을 두 번씩 꼭 꼭 읽어야 하는 경우
이런 습관이 들어서 시간관리쪽에서 많이 부족한데요 이런경우 어떻게하면 교정할 수 있나요?
교정이 안되는 것은 없습니다. 다만 시간이 얼마나 드느냐가 다를 뿐이죠.
상변선생님ㅜㅜ요즘 수특 풀고 있는데요.
어떤 날은 눈이 부시도록 집중이 잘 되서 글이 잘 읽혀서
문제가 잘 풀리는데 어떤 날은 글이 계속 안 읽히고...
한국어로도 뭔 말인지 모르는 지문은(지질학이나 물리 쪽..)
첫 한 두 문장부터 막히는데 이거 왜 이러는 거죠ㅜㅜ
심지어 잘 안 읽히는 날은 문제가 잘 풀렸던 날 지문조차도 느리게 해석이 되요,하... 그러면서 의욕도 줄고... 슬퍼요...
그래도 꾸역꾸역 풀고 복습하기는 하는데 문제가 뭘까요
저도 돌이켜보면 그랬습니다. 배경지식이란 것이 독해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 따라서 내가 좀 아는 영역이 나오면 잘되고, 아닌 영역이 나오면 안되는 것일 경우도 있구요, 컨디션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모든 것은 평상시에 어려운 지문들을 스스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커질 수 있습니다. 잘 안 읽히는 것을 스스로 해결해 내세요! 반복하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철저하게 영어 어순대로 해석하는데 문장이 길어지면 말이꼬여버리는 이런것은 어떻게해야하나요?
나중에는 해석보다 정보를 처리한다는 개념에 가까워져야 합니다. 그러면서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 부분에 약점이 있다면 그런 것들로 대비하세요. 약한게 드러났으니 그 부분을 보완하면 됩니다.
그럼선생님 잘못된방식이나 잘못된습관이굳어지면 어떻게해야 고칠수있는건가요 ㅜㅜ
올바른 방법으로 계속해서 반복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것을 익히는 것보다 두 배 이상의 노력이 들어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