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곳에서 쓴 글인데, 여기 있는 사람들도 읽어 보고 의견을 교환하면 좋을 것 같아 올려 봅니다.
명제와 조건에 관하여, 고등 학교 과정에서 어떻게 내용이 전개되는지를 살펴보고 그것을 글로 써 본 것입니다.
중복 게재이지만, 링크를 올리는 것보다 글 전체를 싣는 것이 낫다고 생각되었고, 중복 게재를 통해 제 개인적인 이득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되었기에 아래와 같이 올립니다.
언제나, 무단 전재는 일어나지 않기를 기대합니다.
이 글의 내용과 그 전개 순서는 고등 학교 교육 과정을 따라 구성하였습니다. 고등 학교 과정에서는 직관을 허용하지만 집합론과 수리논리학은 거의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아래의 내용은 집합론과 수리논리학에서의 내용과 그 전개 순서와 다릅니다. (더 알고 싶으신 분이 있다면 댓글로 달아 주세요. 답변 드릴게요.)
1. 명제는 집합과 반드시 함께 다니는가?
"문장들 가운데 그 내용이 참인지 거짓인지 판별할 수 있는 것"을 명제라고 정의하겠습니다[계승혁·김홍종 외 2인, 고등학교 수학, 성지출판, 2009년, 25쪽]. 이제, 명제와 집합의 관계를 살펴 보려고 합니다.
명제라고 하면 "정사각형은 직사각형이다" 또는 "모든 실수 x에 대하여, x^2는 0보다 크거나 같다"와 같은 것을 떠올릴 수 있겠지만, 이것만이 명제가 아닙니다. 성지출판 교과서에서는 "3 + 4 > 7"과 "루트2는 유리수가 아니다"를 명제의 예시로 제시하고 있고, 더욱 간단하게 "0 = 0"도 명제입니다.
위의 예시 중에서 "루트2는 유리수가 아니다"는 "루트2는 모든 유리수의 집합의 원소가 아니다"와 같이 집합을 이용해서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3 + 4 > 7"과 "0 = 0"은 집합을 이용해서 표현하기 쉽지도 않고, 그렇게 해 보아도 특별히 엄밀성이 증가하거나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명제와 집합은 반드시 함께 다니는 것은 아니며, 몇 가지 유형의 명제만이 그럴 뿐입니다.
2. 조건의 명확한 의미와 진리집합 - 명제로부터 변형하기
위에서 예시로 든 "3 + 4 > 7"과 "0 = 0"을 보겠습니다. 앞의 명제는 거짓이고, 뒤의 명제는 참입니다. 여기서 명제를 조금 변형시켜 보겠습니다.
"5 + 4 > 7", "1 = 0"
그러면, 앞의 명제는 참이 되었고, 뒤의 명제는 거짓이 되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어떤 명제가 있을 때, 그 명제에 등장했던 대상을 요리조리 바꾸어 보면서 바뀐 명제가 참이 되었는지 거짓이 되었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좀 더 실용성이 있는 예시를 들면 다음과 같이 됩니다. "정사각형은 직사각형이다"에서 정사각형을 평행사변형, 마름모, 사다리꼴로 바꾸어 보면 어느 경우든 거짓이 되지만, 직사각형을 평행사변형, 마름모, 사다리꼴로 바꾸어 보면 어느 경우든 참이 됩니다. 이를 통해, 정사각형과 직사각형, 평행사변형 등의 포함 관계를 이해할 수 있겠지요. 이처럼 주어진 명제에 등장했던 대상을 요리조리 바꾸어 보면서 관찰하면, 다루는 대상에 대해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수학의 특징 중 하나가 "일반화"이므로, 위와 같은 "대상의 교체"를 다음과 같이 일반화할 수 있습니다. "3 + 4 > 7"의 3과 "0 = 0"의 3과 0을 다른 숫자로 바꾸어 고정시키지 말고, 미지수 x나 y로 두어 유동적이게끔 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면
"x + 4 > 7", "y = 0"
와 같이 되고, 위 두 문장의 참과 거짓도 고정된 게 아니라 x와 y가 무엇이냐에 따라 유동적이게 됩니다. 둥둥 떠 다니면서 참과 거짓 사이를 왔다 갔다한다고 생각해도 되겠지요.
이렇게 만들어지는 문장들, 즉 미지수의 값을 확정하면 참과 거짓도 확정되어서 문장 자신이 명제가 되는 문장들을 "조건"이라고 부르고, 모든 "조건"은 이런 것을 말합니다. 다시 한번 말하면, 일차적으로는 조건이 명제로부터 발생합니다. 명제에서 발생한 불완전한 명제가 조건에 속하는 것입니다.
명제를 다룰 떄는 "그리고", "또는", "이면" 등의 접속사와 "~가 아니다"의 구문 정도만을 사용하게 되는데, 조건도 명제에서 온 것이기 때문에 위의 어휘와 구문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 < 0"이라는 명제와 "5 >2"라는 명제에서 "-1 < 0 또는 5 > 2"라는 명제를 만들 수 있으므로, "x < 0"이라는 조건과 "x > 2"라는 조건에서 "x < 0 또는 x > 2"라는 조건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만든 새 조건은 언제 참이 되고 언제 거짓이 될까요? 이런저런 살펴보다 보면, x가 "조건 (x < 0)을 참이 되게 하는 원소의 집합과 조건 (x > 2)를 참이 되게 하는 집합의 합집합"의 원소일 때에, 그리고 그 때에만(if and only if의 직역인데, 다른 좋은 표현이 생각나지 않아서 그냥 이렇게 써 둡니다) 새로운 조건이 참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현상"이 일반적으로 늘 일어나기 때문에, 이제 우리는 각각의 조건에 대하여 그 조건을 참인 명제로 만드는 미지수의 값을 한데 묶어 생각하면 편리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바로 그것을 "진리집합"이라고 부르게 되는 것입니다.
최종적으로, 조건 p(x)와 q(x)의 진리집합을 알고 있을 때, p(x) and q(x), p(x) or q(x), ~p(x) 등의 새로운 조건의 진리집합을 알 수 있게 됩니다.
3. 미지수를 만들어도 여전히 명제일 수 있다
명제에 등장한 대상을 미지수로 바꾸면 대개 참과 거짓이 정해지지 않는, 즉 그때 그때 달라지면서 참과 거짓 사이를 둥둥 떠 다니는 것이 됩니다. 그렇지만 아닌 경우도 있는데, 바로 다음의 예시가 그렇습니다.
"x^2 > -1"은 "2^2 > -1" 등에서 온 조건이지만, 복소수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x가 어떤 값이 되더라도 참이 됩니다.
또는,
"x + 0 = 0 + x" 는 "2 + 0 = 0 + 2" 등에서 온 조건이지만, 덧셈이 정의되고 그 항등원을 0이라고 표시하는 어느 경우에 대해서나 참이 됩니다.(그리고 그렇지 않으면 더하기 기호를 안 씁니다)
가 있겠습니다. 이것이 왜 조건이 될까요? 위에서 미지수의 값을 정해 주면 전체 문장의 참과 거짓이 정해질 때 그 문장을 조건이라고 부르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조금 기이하겠지만 어쨌거나 미지수의 값을 정할 때마다 위 문장들 "x^2 > -1"과 "x + 0 = 0 + x"는 참과 거짓이 정해집니다. 다만 언제나 참으로 정해질 뿐이지요.
여기서, x^2 > -1을 다시 살펴봅시다. 만약 x = i이면 이는 거짓이 됩니다. 그렇기에, x^2 > -1이 언제나 참이라고 말한다면, 그건 우리가 x가 될 수 있는 것으로 실수만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조건 p(x)를 말할 때는 언제가 x가 될 수 있는 값들이 무엇인지를 명시해 줄 필요가 있고, 그것을 "모아서" 생각하면 좋으니까 집합으로 생각하면 좋으며, 전체집합 U라 부르게 됩니다.(U는 Universe의 U입니다. 따라서 수학에서는 우주Universe에 1이 살고 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ㅋㅋ)
이렇게, 미지수 x가 무엇인지는 정해지지 않고 유동적이지만 문장 자체는 떠 다니지 않고서 언제나 참일 경우, 이 조건은 "참"이라고 말하게 되며, 명제에 포함됩니다.
마찬가지로 x가 무엇인지는 정해지지 않고 유동적이지만 문장 자체는 떠 다니지 않고 언제나 거짓일 경우, 이 조건은 "거짓"이라고 말하게 되며, 명제에 포함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건 p(x)와 q(x)를 결합해서 새로운 조건을 만들었더니 명제인 조건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x^2 > 0" 과 "x^2 = 0" 을 "또는"으로 연결하면 언제나 참이 되니까 명제가 되지요.(실수만 생각하겠습니다)
4. 조건을 사용해서 명제를 만드는 전형적인 세 가지 방법 - "이면"과 "모든"과 "어떤"
일반적으로, 조건 p(x)와 q(x)를 결합해서 새로 만든 조건이 명제가 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위에서 예시로 든 "또는"도 그때 그때마다 명제가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하지요.
그런데, "이면"은 조금 다릅니다. 예를 들어, "x는 4의 배수이다"와 "x는 짝수이다" 각각은 조건일 뿐 명제가 되지 못한 불완전한 것이지만, 이를 "~이면 ..."의 구문으로 결합한 "x가 4의 배수이면 x는 짝수이다"는 참인 명제가 됩니다.
왜 그럴까요? "~이면 ...이다"는 ~는 맞는데 ...이 틀린 경우에만 거짓이고, 그 이외의 경우에는 참입니다.(왜 그런지에 대한 필연적인 설명은 할 수 없지만, 이해나 납득을 도울 수 있는 코멘트는 드릴 수 있습니다. 원하시는 경우에는 댓글로 요청해 주세요.)
따라서, "x가 4의 배수이면 x는 짝수이다"는 x가 4의 배수이지만 짝수가 아닌 원소일 떄에만 거짓이 되고, 그 외의 경우에는 참이 됩니다. 그런데 4의 배수이지만 짝수가 아닌 건 없지요. 즉, x의 값은 바뀔 수 있지만 그럼에도 언제나 참입니다.
그런데, "이면"은 좀 특별합니다. 예를 들어 "x가 짝수이면 x는 4의 배수이다"는 x의 값에 따라서 참이 될 수도 있고(x = 4라면...) 거짓이 될 수도 있는 조건입니다. 그렇지만 이 문장을 딱 보고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느낌은 "뭔가 틀린 거 같다"라는 것일 것이며, 그렇기에 "이면"에 한해서는 다음과 같이 규정합니다.
조건 p(x)와 q(x)에 대해서, "p(x)이면 q(x)이다"가 참인 명제가 되는 경우가 아닐 경우에, 이 문장을 "거짓인 명제"라고 본다.
이렇게 되자, 아무 조건이든 "이면"으로 연결하면 명제가 됩니다!
비슷하게, "모든"과 "어떤" 도 연결하면 명제가 됩니다. 조건 p(x)에 대하여, 전체집합의 아무 원소에 대해서나 p(x)가 참일 경우, "p(x)"도 참인 명제이고 "모든 x에 대하여, p(x)" 도 참인 명제입니다. 그렇지 않을 때는 "p(x)"가 명제가 아닌 경우가 많겠지요.
그런데, 여기서 앞부분에 "모든"이라는 관형어를 붙여 주었기 때문에, 전체집합의 원소 중에서 p(x)를 거짓으로 만드는 원소가 있을 때에, "모든 x에 대하여, p(x)"를 거짓이라고 규정합니다.
그 이외의 경우, 즉 전체집합의 원소 중에서 p(x)를 거짓으로 만드는 원소가 없는 경우에는 위와 마찬가지로 "모든 x에 대하여, p(x)"가 참이 됩니다.
반대로, 조건 p(x)에 대하여, 전체집합의 아무 원소에 대해서나 p(x)가 거짓일 경우, "p(x)"도 거짓인 명제이고 "어떤 x에 대하여, p(x)"도 거짓인 명제입니다. 이번에도 그렇지 않다면 "p(x)"가 명제가 아닌 경우가 많겠지요.
여기서도, 위와 마찬가지로 앞부분에 "어떤"이라는 관형어를 붙여 주었기 때문에, 전체집합의 원소 중에서 p(x)를 참으로 만드는 원소가 있을 때에, "어떤 x에 대하여, p(x)"를 참이라고 규정합니다.
그 이외의 경우, 즉 전체집합의 원소 중에서 p(x)를 참으로 만드는 원소가 없는 경우에는 위와 마찬가지로 "어떤 x에 대하여, p(x)"가 거짓이 됩니다.
따라서, "모든"과 "어떤"도 아무 조건이나 붙어서 명제를 만들어 줍니다.
5. "이면", "모든", "어떤"으로 만들어진 명제의 참과 거짓을 판별하는 방법 - 집합이라는 구원 투수
명제는 참과 거짓을 판별할 수 있기 때문에 명제입니다. 예를 들어 3 + 4 > 7 은 딱 보면 거짓이라는 것이 느껴지고(어느 날 갑자기 왜 거짓인지 궁금해지면 수학과 계열의 적성이 있는 사람입니다) 0 = 0은 딱 보면 참이라는 것이 느껴집니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왜 참인지 궁금해지면 수학과 계열의 적성이... 있다고 할 수도 있긴 합니다. 이것을 탐구하는 것은 (수리)논리학인데 이는 수학과 철학 양쪽에 걸쳐 있거든요. 어떤 대상이든 자기 자신과 같다는 내용이 논리학의 "공리" 중 하나라고 보면 되고, 이로부터 0 = 0이 증명됩니다. "공리"로 보지 않고 집합론 내에서 0과 =을 정의한 다음에 그 정의로부터 증명할 수 있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더 알고 싶으시면 댓글 남겨 주세요.)
그런데, 위에서 소개한 "이면", "모든", "어떤"으로 만들어진 명제는 복합적인 명제이기 때문에, 때로는 보고 또 봐도 참인지 거짓인지 안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뭔가 강력한 방법을 만들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거죠.
그런데, 우리는 조건에 대하여 "진리집합"을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그 조건을 참으로 만들어 주는 미지수의 값을 한데 모아서 생각하는 바로 그것이지요. 따라서 집합과 연계시켜 생각해 보면...
p(x)의 진리집합이 P, q(x)의 진리집합이 Q일 때 ( "p(x)이면 q(x)이다"가 참/거짓이라는 것) 과 ( P가 Q의 부분집합이라는 것이 참/거짓이라는 것) 이 같은 말이다.
p(x)의 진리집합이 P이고 전체집합이 U일 때, ( "모든 x에 대하여, p(x)"가 참/거짓이라는 것) 과 ( P가 U와 같다는 것이 참/거짓이라는 것) 이 같은 말이다.
p(x)의 진리집합이 P이고 전체집합이 U일 때, ( "어떤 x에 대하여, p(x)"가 참/거짓이라는 것) 과 ( P가 공집합이 아니라는 것이 참/거짓이라는 것) 이 같은 말이다.
라는 "인상"을 받습니다. 위 세 문장은 직관적으로 그럴싸하므로, 고등 학교 과정에서는 이를 "이면", "모든", "어떤"으로 만들어진 문장의 참과 거짓을 판별하는 기준으로 채택합니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명제와 조건은 명제로부터 생기고, 집합은 집합으로부터 생깁니다. 즉 따로따로인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이면", "모든", "어떤"으로 만들어진 문장의 참과 거짓을 판별할 때 등의 상황에서 명제와 집합이 함께 놀게 된 것일 뿐입니다.
6. 조건들의 관계 - 필요조건과 충분조건
수학에서 다루는 것은 대개 관계(relation)이거나 함수(function)입니다. 예를 들어 1 + 1 = 2는 "더하기 왼쪽이 1, 더하기 오른쪽이 1이라고 정해지면 전체 식의 값이 2라고 정해진다"는 "함수"이고, 1<2는 "부등호 왼쪽의 1이 부등호 오른쪽의 2보다 작다"는 "관계"입니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조건들 사이의 관계 하나만 다루겠습니다. 조건 p(x)와 q(x)에 대하여 "p(x)이면 q(x)이다" 가 참인 명제이면, p(x)가 참인 경우에 q(x)도 참이라고 충분히 주장할 수 있고, q(x)가 참이 되려면 적어도 p(x)는 참이라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조건 p(x)와 q(x)에 대하여 "p(x)이면 q(x)이다" 가 참인 경우, p(x)가 참이라는 것은 q(x)가 참이라는 것을 만족시키기 위해 더 필요한 것이 없고 그 자체로 충분하고, q(x)가 참이라는 것은 p(x)가 참이라는 것을 만족시키기 위해 충분하지 않고 뭔가 더 필요합니다.
이에서 조건 p(x)와 q(x)에 대하여 "p(x)이면 q(x)이다" 가 참인 경우면 p(x)는 q(x)이기 위한 충분조건, q(x)는 p(x)이기 위한 필요조건입니다. p(x)가 q(x)이기 위한 필요조건이면서 충분조건일 경우, 즉 "p(x)이면 q(x)이다"와 "q(x)이면 p(x)이다"가 모두 참일 경우, 그냥 p(x)는 q(x)이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라고 부릅니다.
수학에서 등장하는 관계 중 자주 나타나는 유형에 동등관계(equivalent relation)와 순서관계(order relation)이라는 것이 있는데, 위의 관계들이 각각 어느 관계에 해당하는지...가 궁금할 경우 댓글로 달아 주세요. 답변 드리겠습니다.
7. 정리
정리하면, 집합은 집합으로부터, 명제와 조건은 명제로부터 옵니다. 다만 "이면", "모든", "어떤"으로 만들어진 명제에 대해서는 함께 어울리는 경우가 많고, "이면"이라는 접속어는 조건들 사이의 관계도 알 수 있게 합니다.
또한, 명제가 참인지 거짓인지, 미지수에 값을 대입했을 때 조건이 참이 되는지 거짓이 되는지, "이면", "모든", "어떤"으로 만들어진 명제와 진리집합의 관계가 어떻게 연관되는지에서 "직관"이 꽤 사용됩니다.
"이면", "모든", "어떤"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명제도 많이 있지만, 이에 대해서 따로 다루지는 않고 그때 그때마다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쪽을 택하고 있습니다.
*. 엄밀함이 궁금한 사람들을 위한 사족
그런데 "이면", "모든", "어떤"으로 만들어진 명제와 진리집합의 관계에 왜 직관이 개입한다고 하였을까요?
만약 이를 제대로 증명한다고 한다면,(집합론 또는 수리논리학의 수준에서) 먼저 진리집합을 조건제시법으로 정의하고, 명제의 참과 거짓을 엄밀하게 정의하고, 집합 관계의 참/거짓을 엄밀하게 정의하고, 명제의 참과 거짓과 집합 관계의 참과 거짓이 뭔가 동등함을 증명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가장 먼저 집합 관계의 참/거짓, 예를 들어 P가 Q의 부분집합이라던가, 두 집합이 같다던가 하는 것을 엄밀하게 정의하고 사용하려다 보면 어느새 조건과 명제가 다시 등장하기 쉽습니다.
그 외에 조건제시법이 집합의 정의에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엄밀하게 확인하는 것,(대개, 약간의 제한 조건이 붙은 상태로 집합론의 공리로 채택됩니다)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명제의 참과 거짓을 정의한 다음에, 명제 p와 명제 q가 모두 참일 때 명제 p and q가 참이라고 정의하는 등등의 작업 등등이 계속 붙게 되지요.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을 말끔하게 논리적으로 하는 것은 고등 학교 과정에서 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이면", "모든", "어떤"으로 만들어진 명제와 진리집합의 관계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게 된 것이고, 집합은 집합으로부터, 명제와 조건은 명제로부터 온다고 하였지만 결국 모든 것은 직관에서 온다고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집합론 또는 수리논리학에서는 직관을 피하기 위하여 다른 방법의 접근을 취합니다. 이 떄는 조건에 대한 내용, "모든"에 대한 내용이 달라지고, 집합을 명제와 논리로부터 온 것으로 파악하게 됩니다. 이렇게 고등 학교 과정에서 배우는 집합과 명제 내용과 대학교 이상의 내용이 차이가 나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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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에서 지적하고 싶은 것이나 이상한 점, 의문나는 점, 궁금한 점 등등등이 있으면 댓글로 남겨 주세요. 자세하고 충분할수록 환영합니다. 특히 고등 학교 과정에서 명제와 조건을 이해하는 내용상의 순서에 대해 저는 위와 같이 파악하였지만, 토론과 비판을 통해 더 개선해 나갈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등 학교 수학 과정의 내용에 대하여 다음 성지출판의 교과서를 참고하였습니다.
계승혁·김홍종 외 2인, 고등 학교 수학, 성지출판, 2009
와.. 정말 감사합니다..
고민중이었던 내용인데
근데 정말 개어렵네요..ㅋㅋㅋ와나 고등수학이라고 얕볼게 아니군요
질문입니다.. 오래전글이라 답해주실지 모르겠네.
~일 때 조건이다 라는 명제는 전체집합을 정의해서 조건이 명제가 된 경우인가요? 아니면 ~이면과 동의어인가요?
그리고 두번째 예의 경우는 어떻게 보아야 하죠? 명제에 전체집합을 설정해 준 것인가요? (If and if only이므로 명제인건 맞을테고.. ~이면 으로 만들어진 두개의 명제이니까요 그 이전에 참거짓을 판별할 수 있으므로 명제이기도 하고..)
Ex) a가 실수일 때, a^2>=0
a=>0,b=>0일 때, a>=b <=> a^2>=b^2
또질문..
방정식 부등식을 푼다 = 조건의 진리집합을 구한다?
혹시 이런 글을 모아 올리시는 곳이 있다면 알고 싶습니다!
따로 모아서 올리지는 않고 그때 그때 이곳 저곳에 올렸던 것 같습니다. 언젠가 정리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예전의 글들의 경우는 많이 뜯어고쳐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