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영어의 국어화
게시글 주소: https://app.orbi.kr/00035209663
이게 무슨 소리냐 싶죠? 올해 수능 영어 24번 선지를 자세히 분석해보시면 제목의 의미를 명쾌하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우선 문제부터 보시죠
이 문제 의문사하신 분들 꽤 있을 것입니다. 지문 자체의 내용을 이해하는 건 쉬웠지만, 선지 판단에 애를 먹어서 틀린 분들이 꽤 됩니다. 메가스터디의 선지별 선택 기록을 보겠습니다.
대의파악 문제임에도 오답률이 3번째로 높고 46%나 됨을 알 수 있습니다. 1번과 4번, 그리고 5번 선지가 선택률이 10%가 넘고 그리고 4번 선지는 선택률이 20%나 됩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1번과 4번 선지입니다. 사실 5번 선지는 글의 요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고른 선지일 확률이 높습니다. 반면에 1번과 4번은 글의 요지를 제대로 이해해도 선지 파악에 실패하면 충분히 고를 수 있는 선지입니다.
우선 1번 선지부터 보시죠. 1번 선지는 무엇 때문에 틀렸을까요? 바로 Humanity 때문입니다. 1번 선지의 of 앞부분은 맞는 말이지만 of 앞부분의 의미를 of 뒤의 Humanity가 한정시킴으로써, 1번 선지와 of의 앞부분은 완전히 다른 말이 되었음을 알 수 있죠. 따라서 1번 선지를 꼼꼼히 해석해보면, 윗글의 제목으로 적절하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음은 4번 선지입니다. 4번 선지는 무엇 때문에 틀렸을까요? 혹시 4번 선지에서 Touch와 Time의 자리를 바꾼 다음 뜻을 해석해볼까요? 4번 선지를 해석하면 '시간의 개념을 형성하는 데 있어서 촉각의 역할'이라는 뜻이고 자리를 바꾼 말의 뜻을 해석하면 '촉각의 개념을 형성하는 데 있어서 시간의 역할'이라는 뜻입니다. 둘의 위치만 바꾸었음에도 상당히 다른 뜻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렇다면 만약 둘 중 하나가 이 글의 제목이 된다면 어떤 것이 더 적절할까요? 당연히 '촉각의 개념을 형성하는 데 있어서 시간의 역할'이 더 적절할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 선택지에 후자가 들어갔다면 당연히 복수정답일 것입니다.
솔직히 분석하면서 출제진이 좀 쪼잔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나요? 단순히 한 두 단어가 잘못 들어감으로 인해서 유력한 정답 후보가 한순간에 오답으로 바뀌어버리니까요. 그런데 저는 수능이 끝나고 이 문제를 왜 많이 틀렸나하고 자세히 살펴보니 소름이 돋았습니다. 사실 1번과 4번 선지는 수능 국어에서 자주 활용하는 선지 기법인 A의 B 함정을 이용한 것이었습니다.
지문에서 A라고 했고, 문제에서 A가 적절 여부를 묻는다면 당연히 적절할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지문에서 A라고 했는데, 문제에서 A의 B가 적절한 지의 여부를 묻는다면 이는 A의 적절 여부를 묻는 것하고는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A의 B는 원래 상대적으로 큰 개념인 A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개념인 B로 한정시켜준 말입니다. 따라서 이 말은 A와 뜻이 다른 것입니다. 그래서 국어 출제진은 교묘히 A는 적절하지만 A의 B는 적절하지 않은 경우에서 A의 B의 적절 여부를 판별하도록 합니다. 문제가 어려울 때는 많은 수험생이 틀리는 이유가 되기도 하지요.
1번과 4번 선지를 다시 한 번 볼까요? 1번은 Humanity로 of 앞부분을 의미적으로 한정시킴으로써 적절하지 않은 선지를 만들었고, 4번은 선지를 분석해보면 The Role of X in Forming the Concept of Y에서 X에 Touch를 대입하고, Y에 Time을 대입함으로써, A의 B에서 B에 들어갈 부분을 서로 바꿨습니다. 특히 4번 선지의 오답률이 높은 이유는 이 글의 핵심 키워드인 Touch와 Time이 모두 쓰였기 때문이죠
저는 올해 쉬웠다는 영어에서도 방심하면 안되는 것을 꼽으라면 단언코 이 문제를 꼽을 것입니다. 이 문제의 의의는 앞으로 평가원이 언제든지 영어에서도 이러한 선지 기법을 자주 사용하겠다는 것을 암시했다는 데에 있습니다. 사실 미국 로스쿨 입학시험 LSAT에서는 자주 쓰는 근본있는 출제기법입니다. 따라서 연계율 축소 및 직접연계 페지(?)로 기존보다 더 높은 독해 피지컬을 요구하는 앞으로의 수능 영어를 공부함에 있어서, 소홀히 공부하면 안될 것 같고 영어를 국어 비문학처럼 공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 합니다.
0 XDK (+100)
-
100
-
편의점가기귀찮은데...
-
연습하기좋습니다입문n제보단 좀 더 어려운듯하네요.
-
교과로 내면 최저떨인데 실수로 종합 내서 붙었다는데 뭐지 이 미친놈은
-
방인혁 펀더멘탈 0
올수 3인데 듣는거 추천하시나요 ?
-
행복 의대 ㅇㅈ 9
정말 행복합니다 여러분 모두 잘되샸으면좋겟습니다! 메리크리스마스!!!
-
수학 기출의 경우엔 알아서 정리하야 하나요? 겨울 시즌에 기출을 다루시나요? 아니면...
-
그건 까비인거야..
-
GOAT
-
그 발바닥좋아하는 금마 데려와바
-
필수본 베테랑 섬개완 들으려고하는데
-
본인 외모 썰 15
중학생때 내가여자한테말걸때마다 인상찌푸렸음 고등학교때는그래서 한번도여자한테먼저말안걸었음
-
저때 밥먹기 전에 손소독제 바르는게 유행이였나봄 아무튼 어머니께서 손소독제를 주셨음...
-
동지였는데
-
내 ㅇㅈ특 15
다람쥐 닮았다. ㅇㄱㅈㅉㅇㅇ? 인증중독자 봤음 무댓.. 다 겪어봄
-
국어 리트300제 풀기 유대종t 언매총론 완강 수학 김범준t 스블 수1,수2,미적...
-
https://orbi.kr/00070764952
-
씨발 쁠 붙여주세요
-
중경외시 라인은 안 받아주나요 ...?
-
그러합니다. 사시로 님이 그리워지는 밤
-
유통기한 6개월 이상 지나 있었네.. 어쩐지 어제 속이 엄청 안 좋더라.. 식은땀도...
-
의예과가 아니라 의학과라 예1만 널널하고 그 이후부터 빡세다는데 이거 ㄹㅇ임?...
-
사탐 5050 맞고 기하런해서 100 맞고 국어는 뭐 원래 백97~98이고 영어도...
-
다른 과들 막 두자리씩 돌고 그러던데 어째서 우리 과는 예비가 한 명도 줄지...
-
오르비에 인증 올렷는데 아무도 댓글 안달아줫어.. 울엇어..
-
퓨 수능 끝나고 열심히 봐야죠 지금은 잠깐씩 보고
-
하
-
경희대 국캠 0
경희대 국캠 다니시는 분들 궁금한거 좀 있어서 그런데 쪽지 가능한가요
-
훌리 천지노 ㅅㅂ
-
논리실증주의자는 예측이 맞을 경우에, 포퍼는 예측이 틀리지 않는 한, 0
논리싫증주의자는 관심이 없다
-
수시만 보면 대충 1.4 이내-메디컬 지원가능권, 서울대 1중반-서울대, 연고대,...
-
진짜 말그대로 굳....이? 전공실력 탄탄히 쌓고 학점 관리 잘하고 대외활동 하면...
-
슈뱅 ㄱㄱ 4
오릅이 재미없어요
-
수학 기출 3
기출문제집은 그냥 선별 된거 여러개 푸는게 나을까요 아니면 그냥 마더텅 같이 싹다...
-
옵붕이들과모여서 별들을보고싶어
-
ㄹ롤좀해야겟다
-
점수가 그대로 1
이기고지고이기고지고
-
뱃지들 좀 탐나요
-
요즘 재밌는 겜이없네 11
롤 롤체 그냥 너무 스트레스덩어리임
-
취했다 0
내일 면허시험 보러가야되는데
-
과탐이랑 국어 약간 밀리긴 해도 사탐런하는 사람 많아지기도 했고 김범준 올해 인강...
-
이번 수능때 국영수 333 떴는데 내년에 재수할때 사탐런 할까요?? 과탐할거면...
-
내일 입대합니다 6
아 시간이 참 빠르다 진짜 정신없었네 암튼 잘갔다올께요
-
반가워요 11
-
목욕탕 갔다 오면 구라 안 치고 일주일 씻을 물 쓴 거나 8
다름없음 ㅇㅇ 그니까 며칠 안 씻어도 되는 거임요
-
6모 12333 9모 31211 수능 24132인데 탐구는 물지 했고요 진짜...
-
님들이거맞음?? 7
학군지: 4-5등급 국숭세단 서울 평반고: 3등급 국숭세단 ㅈ반고: 2점대 초반 국숭세단
-
원점수 기준 6 9 수능 개념기출 2월 겨울방학에 끝내고 4월까지 n제 조금 풀었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