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평정=수능평정 <3> 지금부터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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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석曰
<3> "지금부터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요?"
(걱정된다 너의 멘탈)
"지금부터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요?"
이 시기가 되면 이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이 질문은
“저랑 비슷한 수준의 수험생이 열심히 해서 내가 원하는 목표를 이뤄낸 사례가 있나요?”
라고 묻는 것과 같습니다.
성공사례요? 당연히 있습니다.
수험생이 얼마나 많습니까.
세상은 넓고 미친놈은 많아서
기적으로 밖에 안보이는 성공한 사례는 반드시 있습니다.
(당장 저만 해도 엄청난 대박을 터뜨린 기적의 사나이에요.)
그리고 그런 성공 사례가 있고
당연히 당신이 성공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 가능성이 크건 적건 간에)
여러분은 이미 알고 있어요.
그런데 왜 또 다시 질문할까요?
저는 지금부터 열심히 해서 성공할 수 있는지 없는지,
그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서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지금부터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요?’
라고 질문을 하는 여러분의 심리 상태에 대해 진단을 하려 합니다.
① 질문자는 지금 당장에는 열심히 공부하고 있지 않다.
“지금부터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나요?”에는
’지금부터 열심히 하면’이라는 조건이 붙지요?
그 말은 지금 이 순간 질문자가 열심히 공부하고 있지 않다는 말입니다.
사실 입시 초기에는 아무도 저 질문을 하지 않아요.
다들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작심삼일이라도 처음에는 열심히 하기 마련이거든요.
그런데 입시 후반부로 갈수록 이런 질문을 하는 학생들이 많아집니다.
질문하는 친구들은 열심히 할지, 안 할지를 고민하고 있는 겁니다.
수험생이라면 열심히 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요?
결국 저 질문은 질문자들이 엄청난 ‘멘붕’을 겪고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여러분을 야단치려고 하는 말은 아니지만 질문자의 마음가짐이 잘못된 것입니다.
② 질문자에게 공부 외에 다른 선택지가 있는가?
“지금부터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요?”에는 또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만약 성공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할 생각이라는건가요?
열심히 안 하겠다는 것인지요?
제 얘기를 간단히 해볼게요.
저는 수능 수험을 4개월 했습니다.
그 4개월 동안조차도 일을 하면서 했기 때문에 오후 6시부터 공부 할 수 있었어요.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은 적고,
그렇다고 제가 원래부터 잘 한 것도 아니었어요.
하여튼 그 기간 동안 열심히 해서 대박을 터뜨렸는데,
학생들은 제게 그렇게 물어봐요.
“선생님은 본인이 성공할 것을 어떻게 알고 열심히 할 수 있었나요?”
제 확신과 자신감에 대해 물어보는데,
저는 그 당시 제가 잘 될 거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정말이에요,
물론 서울대를 목표로 삼았지만 실제로 가능할 거라 생각하지는 않았거든요.
그러면 학생들은 다시 묻지요.
“성공할 거라는 확신도 없으면서 어떻게 열심히 할 수 있었습니까?”
달리 할 게 없었어요.
여러분, 공부를 안 하고 딴 짓 할 때 뭐 하세요?
카톡이나 인사타그램, 웹툰, 유튜브, 인터넷 기사를 클릭하는 정도 아닌가요?
여하튼 여러분이 실패에 대한 확신이 생겨서 공부를 안 하면 뭘 할 겁니까?
끽해봐야 인터넷 기사 클릭하면서 인강사이트 광고 배너를 본다던지
인스타이나 유튜브를 보지 않나요?
소소한 재미야 있지만 대단한 것도 아니잖아요.
공부를 안 한다고 해서 달리 할 게 없고,
그렇다고 작정하고 다른 걸 하기에도 애매해요.
부모님이나 선생님 같은 주위 시선 때문에 제대로 즐겁게 놀지도 못합니다.
왜 저는 열심히 할 수 있었는가?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었으니까요.
달리 열심히 할 게 공부밖에 없었기 때문에
성공에 대한 확신 여부와 무관하게 평온한 마음으로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했더니 나 자신조차 놀랄 점수가 나오게 됐고요.
달리 열심히할 게 없다면 열심히 공부하세요.
③ 질문자는 성공 아니면 실패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부터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요?”에 또 내포되어 있는 게 있어요.
질문자는 상황을 ‘성공’과 ‘실패’로 나누고 있어요.
이건 잘못된 겁니다.
전쟁이나 스포츠 경기라면 승리 아니면 패배만이 존재하겠지만 입시는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여러분 나름의 성공의 기준은 있겠지요.
수학 1등급을 받으면 성공이고, 아니면 실패인 사람도 있을 것이고,
어떤 사람은 수학 2등급을 받으면 성공이고, 아니면 실패인 사람도 있을 거예요.
만약 여러분의 목표가 1등급인데 그 컷이 88점이라고 해봅시다.
당신의 지금 성적이 50점이라고 해봐요.
그래서 피토나오게 열심히 공부해서 37점을 올려서
수능날 87점을 받으면, 그러면 실패한 건가요?
그럼 열심히 해봤자 실패했으니
50점에서 87점까지 올린 것은 무의미한 짓인가요?
즉, 50점 맞고 실패한 것과 87점 맞고 실패하는 것이 똑같은 결과물인가요?
그래서 ‘어차피 실패했을 텐데 노력할 필요가 없었어.’라고 말할 건가요?
또는 88점도 1등급이고 100점도 1등급이라서 성공이니 똑같은 결과물인가요?
88점 좌극한까지는 똑같은 실패고
88점 우극한부터는 똑같은 성공?
아니에요. 점수는 높을수록 좋은 겁니다.
여러분 나름대로 성공과 실패를 나누는 기준, 여러분의 목표(성공)가 있겠지요.
그런데 목표(성공)에 도달 못하더라도 목표 근처에만 가도 괜찮은 거 아닌가요?
상황은 ‘성공’ 아니면 ‘실패’로 이분법적으로 나뉘는 게 아니에요.
스포츠 경기에서야 5:0으로 지나 1:0으로 지나 진 거지요.
하지만 입시는 그렇지 않아요.
여러분이 87점 받아서 목표를 못 이루는 것과 50점을 받아 목표를 못 이루는 것은 달라요.
입시에는
성공과 실패의 경계가 없는 것입니다.
④ 질문자는 포기하면 편할 거라 생각하고 있다.
‘포기하면 편해’라는 말이 있지요.
그런데 수험생은 포기한다고 편해지지도 않습니다.
여러분이 감옥에 갇혀서 하수도로 탈옥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봅시다.
입구는 똥오줌, 쓰레기, 진흙 같이 엄청 더럽고 출구로 갈수록 깨끗해진다고 해봅시다.
여러분은 엉금엉금 기어서 탈출하려고 하겠지요.
저런 상황에서 포기하면 편할까요?
포기하면 여러분은 하수구 초입 더러운 곳에 머무르게 돼요.
수험생활이 그래서 힘들어요.
‘포기하면 편해’라는 말은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맞아요.
하지만 수험생은 포기한다고 하나도 편해지지 않아요.
공부하는 하루하루가 힘들어서 포기하면 똥물에서 머물게 돼요.
안타깝게도 그렇습니다.
여러분의 유일한 대책은 죽을힘을 다해서 단 한걸음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뿐이에요.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몰라요.
정말 열심히 해도 그 목표에 다다르지 못할 수 있어요.
그렇다 하더라도 열심히 해도 괜찮습니다.
단 한걸음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면 그만큼 좋아요.
입시는 성공 아니면 실패가 아니에요.
정확한 상황 파악
단순히 의지만 강하다고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처한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면
성공에 대한 확신이나 희망 없이도 열심히 할 수 있어요.
제가 그랬거든요.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사람은
‘지금부터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요?’
라는 질문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습니다.
또 내가 성공할 것 같건 아니 건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어요.
달리 할 것도 없고,
공부를 조금이라도 더 하면 조금이라도 결과가 더 낫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공부 할 수도 있고요.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까요.
위의 그림처럼 횡단보도가 있습니다.
파란 불이 깜빡이는 걸로 봐서는
곧 파란 불이 꺼지고 빨간 불이 켜질 것 같습니다.
나는 횡단보도 조금 떨어진 곳에서
건널까 말까 고민합니다.
괜히 건너려 했다가 보도 한 중간에 있는데 빨간 불이 되어
위험한 처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애초에 도전하지 말고 가만히 포기하는 게 나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상황은 그게 아닙니다.
당신은 이미 횡단보도 한 중간에 있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어요?
건널까 말까 고민하시겠어요?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세요.
그러면 생각이 명료해집니다.
마음이 번잡할 것도 없습니다.
당신이 해야 할 일은 단 한 가지 입니다.
죽을 힘을 다해
단 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
하루하루 알차게 살면 됩니다.
하루하루 열심히 공부하세요.
결과는 수능 당일, 아니 대학 합격 발표일에 알게 될 일입니다.
지금은 열심히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뿐이에요.
제가 당신을 응원하겠습니다.
아자! 아자! 파이팅!!!
형이 너를 응원하고 있을게!!
P.S. 수능때까지
월요일에는 수학 칼럼을
금요일에는 멘탈 칼럼을 올려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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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한만큼 꼭 좋은 결과가 있을거예요! 화이팅!!!
횡단보도 설명 ㄹㅇ 명쾌했습니다ㅋㅋㅋ
진짜 간만해 확 와닿는 좋은 글이네요ㅎㅎㅎ
감사합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좋은글 써주셔서 감사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런데 지금부터 열심히하면 할 수 있을까요?
고2지만 칼럼 보면서 멘탈 챙기고 있어요 항상 감사드립니다 ㅎㅎ
멘탈이 정말 탄탄한채로 고3알 맞이할 거예요!
요즘 실모 점수땜에 공부를 해도 불안한 마음이 커서 내가 잘하고 있는건가..해도해도 안되는건가 하는 불안한 맘땜에 힘들었는데.. 글보고 그래도 할 수있는건 계속 치고 나가는것 뿐이니.. 끝까지 해볼게요 ~!! 힘불어넣어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 글마다 댓글 달고 싶은데 바빠서..ㅠ
쌤 정말 팬이에요~!!항상 감사합니다
끝까지 힘내요! 화이팅! 화이팅!
좋은말씀이지만 진짜 간절한 사람들께는 입시는 성공아니면 실패네요.. 그래서 그냥 공부하고있어요 멘탈흔들릴 세도 없네요 ㅠㅠ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하 정말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
사실 2016년도 고3 시절 9월에 네이버 캐스트였나?에서 쌤의 4개월 서울대 수기를 봤던 기억이 나는데 오르비에서 이렇게 뵐 줄 몰랐네요 ㅎㅎ 반갑습니다
ㅋㅋ아니 글 너무 좋은데 중간중간 사진 시선강탈..
네넵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멘탈을 키우는 것만으로도 성공한 재수한 것과 다름 없습니다! 힘내요!
와 .. 진짜 너무 마음에 확 꽂히는 말들이네요 ,, 저땐 이거안되면 실패야 뭐아니면 실패야 근데 할 수있을까 이런생각만 하면서 걱정만 했는데 요즘에는 실패고 나발이고 지금 한자라도 더보는게 수능날 뭐 하나라도 도움되겠지하면서 그냥 공부 하고있네요 그냥 대학에대한 모든생각을 내려놓고 1점이라도 더 받는게 어떻게든 좋겠지 하면서 공부하니까 마음도 편하게 집중도 잘되더라구욥 ,, 저 말씀들보고 더 힘이나네요 열심히 공부하겠숩니다 !!!!
가능충 뼈 때리시네ㅜㅜ
제가 지금까지 본 멘탈 글 중에 가장 설명이 유익했어요 사진도 적절 ㅋㅋ
고마워요 형ㅠㅠ
동생 힘내요!!!>_<b
요즘 다 포기하고 싶어지는 순간이 많이 와서 좀 힘들었었는데 앞으로 수능까지 남은 기간은 짧지만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서 후회 없이 마무리 하겠습니다. 이 글을 보게 되어서 다행인 것 같아요.
마음 잘 추스르길 바라요. 잘 해낼 수 있을거예요. 응원해요!
단 한 걸음이라도 나아가기 위해 달려야겠네요
멘탈 말고 몸이 아픈 경우는 어떻게 하죠?? 지금 요로 결석 걸려서 너무 아픈데...
수능 부시러 갑니다
주위에 이런 말 해 주는 형 한 명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항상 생각했는데 쌤 말씀이 도움이 많이 됩니다 ㅎ
정말 정말 좋은 글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