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늦은 고3 현역의 수능후기
게시글 주소: https://app.orbi.kr/0002047172
다들 써보는 것 같길래 저도 써봅니다
하루 전
드디어 수능 하루 전.
제가 보통인지는 모르겠지만 d-2까지만 해도 거의 안떨렸습니다.
수능에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긴장 개쩐다고 하는데 저는 신기하게 정말
긴장이 전혀 안됬습니다.
근데 하루 전은 그래도 좀 다르더군요 ㅋ
저희학교는 학교에 하교할때 1,2학년들 전교생의 박수를 받고 하교합니다.
교문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앞에 수많은 1,2학년들이 있으니까 정말 많은생각
들더군요 .. 저도 작년 재작년까지만 해도 저걸 했으니까.. 그 때는 그냥 그저그랬는데
이게 주체가 제가 되니까 정말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와 수능이다."
집에돌아와서는 저는 게임을 했습니다. 피파 2판정도...
그리고는 이지민 적중지문 보고 지2좀 보고 수리도 좀보고.. 12시에 누워서
12시 30분쯤 잔것같네요.
근데 전 신기하게 보통 침대에 누우면 엄청 긴장된다고하는데 전혀 긴장이 안됬어요 ㅋㅋㅋ
핸드폰 '프리존' 보면서 그냥 '수능이네' 만 느낌...
당일
"XX야! 수능이여 임마!"
이게 당일날 처음들은 소리였습니다. 엄마의 반가운 모닝콜에 깨고 시계를 보니
AM 6:30.
머리 감고 TV를 보니
"오늘은 2012 대학수학능력시험 입니다. 전국 약 2000여개의 수험장에서..."
이 때부터 확 옵니다. 수능이란거. 긴장이란게 생깁니다.. 처음으로
학교에 도착하니 응원하는 인파가 많더군요.. 웃긴건 제가 다른학교 학생인걸 알면서도
그리고 저 혼자만 지나갔는데도 제학교가 아닌 다른학교를 대놓고 응원하더군요 ㅋ;;
그거 듣고 어이가없어서 참..
언어영역
이때가 제일 긴장쩌는걸로 생각됩니다. 언어 듣기 1번 듣는데 오른쪽분이 고맙게도 발을 떨어주시네...
손으로 눈 근처를 가리는데 이 때 잡생각 엄청 나서 1번 제대로 못듣고 선지 2개에서 엄청 고민해서 결국 하나로
찍었습니다. 이 때 멘탈붕괴라는 것을 처음 느꼈습니다..
"아나 ... 왜 1번부터 나에게 이런..."
선지 2개 고민했는데 결국 무의식적이라도 못들었던거 찍었는데 맞긴맞았습니다.
근데 2번이 헷갈립니다.
앞에 1번에서의 멘탈로인해 2번역시 영향을 엄청 받습니다.
진짜 그 때 나가고싶었습니다. 옆에서 발은 여전히 떠시고 긴장은 최고조로 일었고...
그래도 최대한 귀에 집중했습니다.. 이 문제는 제가 맞았는지도 모르는 이상한 지문.
쓰기어휘 어법 첫문제에서 좀 당황하고 그럭저럭 푼 다음 소설 '돌다리'는 고득점에서도 다맞았던 지문이라 3분 클리어 하려고했는데...
막힘... '멘탈 붕괴'
그 다음 비문학에서도 막히고.. 시는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고 다맞는데 왜 답은 1개인거냐'
라는 생각이 계속 들더군요...
그래도 그럭저럭 풀었는데... 제 인생에서 최고의 실수중 하나로 생각되는 짓을 했습니다.
'시 간 착 각'
9시 50분에 끝나는 줄알았습니다.
그래서 50분에 가까워지자
"아... 2지문 못풀었는데.. 아... 어쩔수없다. all 4'
하고 마킹을 마무리하고 기다리고있었습니다.
근데 갑자기
'10분 남았습니다.'
!!!!!!!!!!!!!!!!!!!!!!
순간적으로 진짜 무의식적으로 "어!?" 라는 소리가 나왔습니다.
진짜 미치겠더라고요 ...
그래서 일단 10분남았다니까 2지문중하나 풀려고 하는데
이게 마음이 당황하다보니까 안보이더라고요 ㅋㅋㅋ 그때 푼 문제가
언어 비문학 지문이였어요...
결국 비문학 3문제중 2문제는 맞고 1문제는 찍고 극문학 3문제 all 4로 찍은 상태로 냈습니다.
결과 : 73점
2012수능.. 제 최대의 한입니다ㅋ
언어 끝나고.. 친구들이 저에게 오더군요.
제가 그전부터 교원대 간다고 계속 말하고 다녔는데..
묻더군요.
"교원대.. 갈 것 같에?"
전 당당히
"군대"
"..."
"그럼 한강다리 가야겠네 ㅋㅋㅋ"
"같이 가자 ㅋ"
해맑게 말했습니다. 제 성격대로.
어차피 망했으니까 뭐 긴장따위도 전혀 없더라고요 중학교 기말고사보다 더 안떨었어요.
언어 잘봤냐는 말을 들을 때마다
"교원대 바이 ㅋㅋㅋ " 라고 말하며 다녔네요 ㅋ
수리 가형
풀면서 너무나 재밌었습니다. 긴장이 안되고 그냥 편안하게 봤습니다.
수능에서 막히는 문제가 있으면 멘탈붕괴가 심하게 난다는데
전 그런것도 없었어요.
일차변환 공통넓이 부분도 처음엔 당황하고 그리고 계산도 꼬였어요.
그래도 편안하게 봤습니다.
뒤에 어려운 19 20 21 문제 풀때도 물론 20번만 찍어서 맞았지만
전혀 손도 못댔는데.. 그냥 편안하게 본것같네요 ㅋㅋ
대충 고사장 둘러보니까 거의다 자더군요 ㅋ;;
결과 : 77
점심시간때 애들하고 밥먹으면서 저희는 수능얘기 하나도 안하고
그냥 서로 까면서 얘기 했습니다.
반면 제 옆쪽에서 먹었던 다른 학교 학생들은
"나 재수 확정인것 같다.."
"...."
"아 xx... 언어 조낸 어려워. 아 진짜.."
기분이 조금은 불편하더군요... 대학가지고 너무 진지하게 옆에서 이야기하니까 ㅋ
외국어
ebs 잘봤니? 어느정도 실력좀 되니? 되? 그럼 90점 이상은 나오겠네 ㅎ
이 생각이 들더군요.. ebs연계된것중 2개 틀리고 나머지는 거의 10초컷?
빈칸 제외 비연계도 많이 쉬웠고요.. 제가 장문 잘못하는데 장문도 어렵지도 않고 쉬웠어요.
그리고 빈칸 마지막 2문제도 2,4 로 찍었는데 다맞음 ㅋㅋㅋ
가채점하다보니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몇개 틀려서... 좀 당황하긴 햇지만 결과에 저는 너무 만족합니다.
결과 : 90 (근데 이 점수가 3등급이라는게 참...)
과탐
물1 34
풀면서 머리가 싹 비더군요 ㅋ 저에겐 어려웠었던 시험!
화1 35
이건 서브라 대충 봤는데 그래도 35점 나오니까 꽤 잘봤다고 생각했어요 ㅋ
지2 47
한방채점 누르고 환호했습니다. 드디어 1등급 한번 받아보구나... 하고
메가스터디를 보니까 1컷 50.
"......!?????"
뭐지 이거? 왜 1컷이 50이야 아니 그건 그렇다치고 왜 2컷은 48이야 이거. 이게무슨 지1인줄 아나. 왜 3컷은 또 46이야.
뭐여 ! 왜! 왜 어째서?? 10월달도 이정돈 아니였다고. 아니야 지2는 그냥 보는거에 의미를 두는 애들 많어. 괜찮아
떨어질거야...
하며 엄청 심각했네요 .. ㅋ 그래도 1등급 나왔으면 좋겠네요 이거...
짤막하다면 짧고 길다면 긴 후기입니다.
해보니까 수능 별거 아니더군요
긴장도 안되요 ㅋ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이미지 만지는거 재밌다
-
쪽지 주세요
-
1. 가채점 2. 등급컷 확인 3. 울면서 친구, 부모님한테 전화하기 4. 서울...
-
일진형들이 삥뜯으려는거 다른 형들이 막아줘서 고마워했는데 정작 그 형들이 내 아이템...
-
9모 잘 보면 그대로 수능까지 밀고 나가겠지만 혹여나 9모가 터지면 수시 다시 넣는...
-
그게 벌써 10년전이라니
-
왜 나한테도 뜨는거지
-
머리 어깨까지 내려오는 장발남인데 미친놈이 나보고 넌 머리풀면 은퇴한 야쿠자고...
-
. 2
ㅎㅎ 기분조아 이유는 몰러
-
빵셔틀,,,, 망보기,,,, 메이플 대리 사냥,,,, 가슴아프구나,,,,
-
봉투 뜯으면 비밀의 문을 열다 이렇게 적혀 있던 문구 알면 나랑 친구 ㄱㄱ
-
거의 안 먹었더니 계속 배에서 꼬르륵 소리 남
-
살고싶구나... 5인가구가21평집에에어컨하나달고삼 ㅁㅌㅊ
-
저에게 덕코를 주세요... 빈털터리 다보탑..
-
풀이보고뭔문제인지알면당신은수학황
-
중학교땐 현재 수1 수2 확통 기하 개정 전 물화생지1 과학고 준비한답시고 생기부...
-
질받/무물보 7
[소개] (모두 현장 응시) 2022학년도 6월 모의평가 - 5등급 2022학년도...
-
덕코는 없어졌는데... + 오 뜬다 귀여웡
-
어떤 순간에도 너를 찾을 수 있 게
-
국어: 김동욱/박광일/김봉소(이감) => 김동욱: 지문만 읽고 끝나서 한 번 듣고...
-
국어 고트분들 0
독서 문학 공부법좀 뿌려주세여 그라고 요즘 실모칠때 말고 집중이 안되는데 국어...
-
내 인생은 좆됚다 ㅋㅋㅋ 나란거 특정될만큼 단서 ㅈㄴ 많단 말이야
-
제가 사정 상 6시간 이상은 자기 힘들 거 같은데 ㅠㅠ 뭐가 더 좋다고 보나요..?
-
1. 눈을 감는다 2. 숨을 참고 10초를 센다 3. 다 세도 숨을 내쉬지 말고...
-
극복방법좀
-
생각해보면 죄다 뭐 하다가 유기 뭐 하다가 유기 밖에 없네 걍 맨날 쳐노는얘였눙
-
https://orbi.kr/00039798467 오르비 설명서(pdf 파일)...
-
분명 작수 71에서 6모 92까지 올라왔는데 왤케 찜찜하지 이게 내 점수가 맞나해서...
-
오르비언들 27
다들 귀엽다!
-
그냥 맛있게 먹고 켁켁거리면서 다니고 있어요
-
이 시간에 왜이리 짖어대냐
-
수학 모르는 문제 동생 (미적 1등급)이 답지 보지 말라는데 13
1문제당 20분씩 7일간 고민하고 그 다음에 답지 보래요. ... 이게 맞는 건가요
-
하루 4시간 2년차 올해만 기출 5회독 이상에 현역땐 온갖 커리는 다 타봣는데...
-
마트에서 과자 시식하고 옴 맛있더라
-
수학 3등급인데 1
현재 고1이고 모고 수학 항상 3등급뜨고 내신은1-2인데 수상 다시 해야하나요?...
-
생명 공부 0
따로 오답노트 같은거 안쓰고 양치기만 해서 문풀량 늘리는게 낫나요 아님 문제를 좀...
-
생일입갤 5
(전혀 성인같지 않은) 성인
-
과거기만메타인가 0
등급이 아니라 점수대가 무변동이라 과거조차 기만못하는 갑종이면 갯추~
-
6모를 기숙학원에서 봤는데 지금은 집에서 하고있음. 이럴때는 어떻게 해야댐?...
-
혹시 이 문제 출처 어떤거인지 아시나요? ㅠㅠ 중2-1입니다
-
. 1
-
처음보면 5분컷 하고 넘어갈 수 있을것 처럼 보이는 간단한 외형 그리고 실제로 풀기...
-
못참고 6
음주
-
아웃풋 고려하면 어디가 나아요?
-
언매 88 미적 99 영어 3 물리 98 지구 95
-
너무 감사했어ㅠㅠ
-
영어 1이라는 전제 하에 과탐 2,3,4 대거 이탈하면 1맞기는 어려워지겠지만...
-
좆나 쪽팔려서 스토리 다 내리고 계삭했는데 친구한테 안 뜨겠지??
-
네.
-
수학 기출 0
자이 풀고있는데 너무 많아서 정상모쌤 기출력으로 바꾸려는데 기출력만으로도...
재수 해볼만 합니다 힘내세요
쌩 재수는 하기 그렇고 .. 대학 다떨어져서 재수 할지라도 6월달까지는 알바하면서 그냥 놀고싶네요 ㅋ
ㅋㅋ아주해볼만하죠